경기도 재정위기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누가 책임지느냐’에서 ‘어떻게 다시 막을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부채와 세수 추계, 기금운용을 동시에 조이는 조례 제·개정에 착수하면서다.

핵심은 세 가지다. 지방채뿐 아니라 통합·우발부채까지 관리하고, 세입예산 추계 오차를 사후 검증하며,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사용한도를 현행 80%에서 70%로 다시 낮추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건전재정 혁신추진단은 19일 경기도 재정 정상화를 위한 관련 조례 제·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최근 경기도와 도교육청의 재정운용과 세수 추계 과정 등을 점검한 데 이어 입법을 통한 관리장치 마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 ‘부채’ 범위 넓힌다…지방채 넘어 우발 위험까지
윤종영 의원은 ‘경기도 재정건전화 조례’를 전면 개정해 명칭부터 ‘경기도 재정건전성 및 재정책임성 확보에 관한 조례’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방채무만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부채와 우발부채 등 잠재적인 재정위험까지 관리대상으로 넓히고, 재정상황과 건전성 평가 결과에 대한 도의회 보고와 정보공개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도의 재정뿐 아니라 산하 공공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까지 경기도 전체 재정관리 체계와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윤 의원은 “재정위기의 실체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민생 필수 예산을 지켜낼 것”이라며 “법적·명시적 근거를 마련해 경기도의 건전재정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 세수 틀리면 원인까지 따진다…추계도 조례로 관리
박영선 의원은 ‘경기도 세입예산 추계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추진한다.
경제 상황과 과거 징수실적, 세제 변경 등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세수를 추계하도록 하고, 현재 행정적으로 운영되는 세수추계 자문회의의 설치·운영 근거를 조례에 담는 방식이다.
당초 세입예산과 실제결산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면 오차 규모뿐 아니라 원인과 적정성까지 분석해 다음 예산편성에 반영하도록 하는 체계도 검토한다.
경기침체나 세제 개편처럼 세입 여건에 큰 변화가 생길 경우 재추계할 수 있도록 해 반복적인 과다·과소 추계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 70→80으로 풀었던 기금 한도…다시 70으로 조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다.
김한슬 의원은 재정안정화계정의 연간 사용한도를 전년도 말 적립금의 80%에서 70%로 낮추는 개정안을 추진한다.
이 대목은 의미가 있다. 경기도의회는 2024년 지방세입 감소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로 사용가능비율을 70%에서 80%로 상향한 바 있다.
2년 만에 다시 70%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되는 셈이다.
단순히 ‘세입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기금을 꺼내 쓰는 것도 제한하고 실제 세입 감소액 범위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검토된다. 일반회계가 기금에서 돈을 빌릴 경우 구체적인 상환계획을 기금운용계획에 담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지역개발기금 역시 일반 운영비나 일상적인 재정 부족을 메우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융자 요건을 강화하고, 차환으로 채무 원금이 늘어나지 않으면서 재정건전성 개선 효과가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하는 방향이다.
△ ‘누가 만들었나’보다 ‘다시 반복될 수 있나’
국민의힘 추진단은 그동안 경기도의 현 재정상황을 이전 도정의 기금 차입과 지방채 운용 문제와 연결해 비판해왔다. 다만 재정위기의 원인을 특정 도정이나 단일 정책에 귀속시키는 것은 국민의힘 측의 정치적 평가로, 세수 감소와 의무지출 증가, 지방채·기금 운용 등 여러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번 조례 제·개정의 의미도 책임 공방보다 재정 운용 과정에 어떤 제동장치를 실제로 넣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특히 △부채 범위를 어디까지 공개할지 △세수추계 오차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 △기금 사용한도 축소가 위기 때 재정 대응력을 지나치게 떨어뜨리지는 않을지 등이 향후 심사 과정의 쟁점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안이 실제 조례로 확정되려면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윤종영 추진단장은 “이번 재정분야 조례 추진을 통해 민생 필수 예산을 지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