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들 “가업상속공제 없어지면 소아과·분만병원 대 끊겨”

입력 2026-08-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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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 회장과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한 세법개정안을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 회장과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한 세법개정안을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개인 병원이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면 비인기 진료과와 지방 의료 인프라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 병원가에서 나왔다.

19일 대한병원장협의회,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대한분만병의원협회는 기자회견 열고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세법개정안의 재검토를 정부에 촉구했다. 해당 세법개정안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병원과 약국,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등을 제외했다.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 회장은 “50%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려면 대부분 병원들은 건물을 매각해야 하며, 급하게 처분하려면 헐값에 팔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병원이라는 업종에 대한 이해와 검증 없이 발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법률과 절차에 의거해 이의신청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병원들이 가업상속공제 제외를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조세 회피를 차단한다는 정부의 개정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방에 위치한 개인병원과 비인기 분야인 소아과, 산부인과 진료를 하는 병원들은 상속공제 혜택이 사라지면 운영을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상속세를 납부하고 자녀 세대에 병원을 물려주는 것보다, 부모 세대에서 병원을 매각하고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훨씬 이득이어서다.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 회장은 “과세 형평성을 실현하기 위한 개편안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라면서도 “병원은 마트, 주차장 등 가업상속공제에서 제외된 업종과 달리 한 번 문을 닫으면 다른 사업체가 새롭게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아과와 산과처럼 신규 진입이 멈춘 영역에서 공급을 유지하는 방법은 다음 세대가 이어서 운영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아버지가 하는 산부인과를 가업으로 승계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택한 자녀 의사들이 굉장히 많다”라며 “대다수 분만병원은 역세권이나 환자들이 빠르게 도달하기 좋은 위치에 운영되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가 높아, 아버지가 유고하면 자녀 의사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집과 병원 부동산을 모두 팔아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상속세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병원이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려면 시·도 지자체 심사에 통과해야 한다. 피상속인이 해당 병원에 10년 이상 일정 기간 재직해야 하며, 공제 규모는 피상속인이 병원을 경영한 기간에 따라 정해진다. 또한 상속 이후에도 5년 동안 병원 관련 자산의 처분이 일정 비율 제한되며, 병원에 고용된 인력 역시 유지해야 한다. 조건들을 어기면 공제받은 세금이 추징된다.

이어 신 회장은 “병원의 가업 상속은 부모와 자녀 모두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임상 현장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을 전제하기 때문에 마트나 주차장 등 다른 업종과 구조적으로 다르다”라며 “개인의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병원 가업상속 자체가 불가능해 편법적인 상속 경로로 악용될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기존에도 병원이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야 해서 실제로 해당하는 병원이 많지 않았다”라며 “이번 개정안으로 병원은 가업상속공제 심사 기회조차 박탈되는 것인데, 심사만이라도 받게 해달라”라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병원 단체들은 가업상속공제에서 병원을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말고, 개별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소아청소년과 진료와 분만실 및 응급실 운영 등 ‘필수의료’ 수행 여부를 심사에 반영하고,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병원에 대한 사후관리도 강화할 것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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