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건축·재개발이 현실적 공급수단”…수도권 공급·지방 미분양 ‘투트랙’ 요구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와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세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한 채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등 세제 혜택을 줄여 정책 실패의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급 정책 역시 기존 계획을 재포장하는 데 그쳤다며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 오세훈 서울시장을 초청해 정부의 부동산 공급·세제 정책을 동시에 겨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부 공급대책을 두고 “총 150만호가 넘는 공급이라고 자랑하지만 135만호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발표했던 LH 주도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재활용한 것”이라며 “새로 발표된 내용은 서울 강서구 1000가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신규택지 10만호 가운데 구체적인 입지가 공개된 물량도 제한적이라며 “눈속임용 숫자노름”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시장 상황이 정반대인 만큼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도권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늘리는 반면 미분양과 건설경기 침체가 심각한 지방에서는 세제·금융 규제를 풀어 수요를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수도권이 공급 부족과 집값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 지방은 미분양과 건설경기 침체가 심각하다”며 “수도권에는 안정적인 공급을 추진하고 지방은 다주택자 규제 완화와 세제·금융 지원을 통해 민간 수요를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정부가 발표한 정비사업 규제 개선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서울은 신규 택지를 통한 대규모 공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과 속도를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공급 대책이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서울의 가장 절박한 민생은 단연 주거 문제”라며 “근본적인 해법은 시장이 믿을 수 있는 주택 공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용적률,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등을 거론하며 “사업성을 높이고 속도를 높이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현재 253개 정비구역을 중심으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년 안에 착공이 가능한 85개 구역 8만5000호를 핵심 공급 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야권의 또 다른 공격 지점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다.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의 장특공제를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직장·학업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한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실거주 여부만으로 국민을 투기꾼으로 재단하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며 “장기보유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줄이고 사정상 내 집에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 부담을 높이는 것은 사실상 부동산 증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집값은 치솟고 주거 불안은 커졌는데 그 청구서마저 국민에게 내밀겠다는 것”이라며 “정책 실패까지 국민에게 떠넘기는 증세는 멈춰야 한다. 규제와 증세가 아니라 공급으로 답해야 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 원내대표 역시 최근 정부의 보유세·장특공제 개편 움직임을 연이어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기보유 1주택자와 부부 공동명의 주택, 등록임대사업자 등 개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세제를 재편하면 예상하지 못한 조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권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증세’가 아닌 실수요자 중심의 조세체계 정상화라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실수요자의 세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도록 예외 사유와 완충장치를 보완할 여지는 남아 있다.
결국 정부의 공급대책과 세제개편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부동산 정책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둘지를 놓고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여당이 공공주도 공급과 실거주 중심 세제 재편을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와 세 부담 완화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시는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내걸고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정부의 공급정책과 성과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31만호 착공을 핵심 주택 공약으로 제시했다.
부동산 세제와 공급 관련 법안 심의가 본격화하는 정기국회에서는 ‘징벌적 과세냐 조세 정상화냐’, ‘공공주도냐 민간 정비사업이냐’를 둘러싼 여야의 부동산 입법 전쟁이 주요 전선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