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전 수익 줄어도 못 놓는다”…국민·하나·우리은행, 인천공항 영업권에 3000억 ‘베팅’

입력 2026-08-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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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8-1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3개 은행 3년간 3189억원 부담⋯연간 수백억원대 비용
사업권 단 3개뿐⋯고액 임차료에도 치열한 ‘쩐의 전쟁’ 양상
모바일·트래블카드 확산⋯은행권 “상징성·브랜드 가치 여전”

환전 시장의 중심이 모바일과 트래블카드로 옮겨가고 있지만 은행들의 인천국제공항 입점 경쟁은 오히려 ‘쩐의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이 최근 3년간 공항 영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부담했거나 부담하기로 한 초과임차료만 3000억원을 넘어섰다. 당장의 환전 수익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용이지만, 은행들은 국내 최대 국제공항을 글로벌 고객 확보와 브랜드 노출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판단하고 수백억원대 프리미엄을 감수하고 있다.

13일 금융권과 각 은행 공시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은행이 2024년부터 올해까지 인천공항 은행·환전사업과 관련해 지급했거나 지급이 확정된 초과임차료는 총 3189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2024년 405억3100만원, 지난해 481억400만원, 올해 상반기 296억4000만원 등 총 1182억7500만원을 부담했다. 올해 수치는 상반기 지급액만 반영된 것으로, 사업권 입찰 당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까지 포함한 연간 부담액은 가장 클 전망이다.

하나은행도 2024년 283억8000만원, 지난해 308억7100만원, 올해 상반기 190억9500만원 등 총 783억4600만원을 지급했다. 올해 수치는 상반기 지급액만 반영된 만큼 연말까지 실제 부담액은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지급액(248억9100만원)을 포함하면 최근 4년간 부담액은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2024년 365억2100만원, 지난해 422억7200만원을 지급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34억5600만원을 냈으며 향후 400억5000만원을 추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지급 예정액까지 포함한 2024년 이후 부담액은 총 1222억9900만원에 달한다.

초과임차료는 은행들이 인천공항에서 영업하기 위해 기본적인 공간 사용료와 별도로 부담하는 일종의 ‘영업권 프리미엄’이다. 인천공항 내 은행 사업소의 기본임차료가 월 12억~15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입점 비용은 이보다 훨씬 크다. 제한된 영업권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은행들이 막대한 웃돈을 얹고 있는 셈이다.

인천공항의 은행·환전사업권은 3개로 제한돼 있다. 복수 사업권에 입찰할 수 있지만 한 은행이 여러 사업권을 동시에 낙찰받을 수 없어 사실상 주요 은행 세 곳이 운영권을 나눠 갖는 구조다. 사업권별로 영업면적과 환전소 규모, 여객 동선 및 고객 접근성이 달라 은행들이 써내는 입찰금액에도 차이가 난다. 희소한 사업권과 공항의 상징성이 결합하면서 입찰 때마다 고액 경쟁이 반복되는 배경이다.

다만 공항 환전사업 자체의 수익성은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환전 신청과 외화 수령이 보편화했고, 트래블카드 사용이 급증하면서 현금 환전 수요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 입점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전통적인 창구 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축소되는 구조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공항 영업권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인천공항을 단순한 환전 창구가 아닌 ‘글로벌 고객 확보 플랫폼’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은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과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국내 최대 금융 접점이다. 환전을 계기로 카드와 외화예금, 해외송금 등 다른 금융서비스로 거래를 확장할 수 있고 국내외 고객에게 브랜드를 각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트래블카드를 둘러싼 은행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항 영업점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디지털 채널에서 유입된 고객이 출국 직전 외화를 수령하거나 카드·환전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마지막 오프라인 접점이 된 것이다. 은행들이 수백억원대 초과임차료를 단순 영업비용이 아니라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고객 확보 비용으로 보는 이유다.

결국 인천공항 영업권 경쟁은 은행 점포의 경제성이 수익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반 영업점은 비대면 금융 확산에 따라 빠르게 줄이면서도 인천공항과 같은 상징적 거점에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이 뚜렷해지고 있다. 공항 영업권이 환전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에서 글로벌 고객과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인프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백억원대 임차료를 순수한 환전 마진만으로 상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고객 접점 확보와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마케팅 투자로 보고 있다”며 “디지털에서 유입된 고객을 오프라인에서 최종적으로 확보하는 핵심 거점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고객까지 만날 수 있는 최접점이라는 상징성이 크다”며 “국내 대표 공항이라는 채널을 통해 신규 고객 기반을 넓히고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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