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공급카드 꺼내는데⋯지난 대책은 입법·후속절차 ‘산 넘어 산’

입력 2026-08-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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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대책 핵심 법안 11개월째 국회 문턱 못 넘어
1·29 태릉CC 첫 관문 통과⋯과천·용산도 협의·입법 남아
신규 후보지 발굴보다 기존 사업 속도전 필요성 커져

▲과천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원회,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과천경마공원 졸속 이전 중단을 촉구하는 차량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과천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원회,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과천경마공원 졸속 이전 중단을 촉구하는 차량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추가 주택 공급 방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앞서 내놓은 공급대책의 주요 사업들은 입법 지연과 관계기관 협의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규 공급 부지와 목표 물량을 추가로 제시하는 것 못지않게 이미 발표한 계획을 실제 공급으로 연결할 실행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7 주택공급 대책과 올해 1·29 공급대책에 포함된 주요 과제 상당수가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9·7 대책은 핵심 제도 개선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1·29 대책에서 발표한 신규 공급 부지는 각종 심의와 관계기관 협의 등이 남아 있다.

9·7 대책은 정비사업 활성화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확대, 노후 공공청사·학교용지 등 유휴부지 활용, 비아파트 공급 촉진 등을 주요 수단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책 발표 후 11개월이 지났음에도 이를 뒷받침할 핵심 후속 법안 상당수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배까지 완화하고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공공주택 특별법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세대수 제한을 300가구에서 500가구로 완화하는 주택법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노후 공공청사와 학교용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역시 관련 특별법 제정이 완료되지 않았다. 정부가 도심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시한 주요 수단들이 입법 지연으로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1·29 대책에서 제시한 신규 공급 부지는 사업 구체화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일부 사업은 최근 주요 심의를 통과하며 진전됐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추가 행정절차와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하다.

68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는 서울 노원구 태릉CC가 대표적이다. 국가유산위원회 합동분과는 11일 LH가 마련한 태릉CC 공공주택지구 조성 마스터플랜의 세계유산영향평가서를 조건부 가결했다. 대책 발표 약 6개월 반 만에 주요 관문을 넘었지만 평가서 보완과 국가유산청 확인, 유네스코 검토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과천 경마장 부지는 경마장 이전을 위한 대체 부지와 비용, 사업 방식 등을 놓고 한국마사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하다. 용산 캠프킴 부지도 녹지 확보 기준 등을 합리화하기 위한 용산공원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결국 9·7 대책이 후속 입법이라는 제도적 관문에 머물러 있다면 1·29 대책은 후보지 발표 이후 실제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후속 절차를 밟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추가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유휴부지 등 다양한 공급 수단을 활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기존 사업에서도 입법과 관계기관 협의, 각종 행정절차 등 서로 다른 병목이 나타나고 있어 신규 후보지를 추가로 발굴하는 것만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추가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기존 사업의 병목을 해소하는 동시에 발표 물량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공급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지자체와 주민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충분히 거쳐 사업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공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기존 정비사업에도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주택 공급은 도시계획과 인허가 등 지자체 권한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주민과 지자체와의 협의를 충분히 거친 뒤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규 유휴부지는 각종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재개발·재건축의 규제를 완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보다 빠르고 확실한 공급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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