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K바이오로…이젠 임상 ‘기대’보다 ‘상업화 가능성’

입력 2026-08-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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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알테오젠·유한양행·HLB 지분 확대
종근당과 올릭스 등도 외국계 자본 유치
“향후 글로벌 성과 내는 기업 더 많아질 것”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지분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투자 대상이 글로벌 상업화와 기술수출을 통해 로열티·마일스톤 등 현금흐름 창출이 기대되는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K바이오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올해 들어 유한양행, 알테오젠, HLB의 지분을 5% 이상 확보했다. 특히 이달에만 3건의 지분 투자를 했다.

블랙록은 6월 유한양행의 지분 5.07%를 보유했다고 처음 공시한 데 이어 이달 지분율을 6.50%까지 높였다. 알테오젠도 이달 블랙록의 지분율이 5.03%에 도달하면서 신규 대량보유 공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HLB 지분은 3월 5.01%에서 6월 6.05%, 이달 7.15%까지 늘렸다.

블랙록 외 해외 운용사의 투자도 이어졌다. 미국 자산운용사 코페르닉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지난해 11월 종근당 지분 5.02%를 보유했다고 공시한 후 1월 6.05%, 6월 7.21%, 같은 달 말 8.38%까지 확대했다. 올릭스는 6월 로레알그룹 벤처펀드 볼드와 미국 자산운용사 와이스 에셋 매니지먼트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해외 자금이 향하는 기업들은 향후 실질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피하주사(SC) ‘키트루다 큐렉스’ 상업화에 따른 로열티 유입이 기대된다. 실제 키트루다 큐렉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억9000만달러(약 8400억원)로 성장세다. 유한양행은 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글로벌 판매 확대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이 기대된다. 올해 2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5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6억원)보다 131% 늘었다.

종근당은 2023년 노바티스와 체결한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과 의약품 매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HLB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해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지만 향후 미국 허가 재도전에 따른 신약 상업화 기대감이 투자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올릭스 역시 릴리,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바탕으로 추가 기술수출과 마일스톤, 상업화에 따른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과거에는 임상 성공이나 대규모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가 바이오 기업의 가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최근에는 상업화와 로열티·마일스톤 등 실제 현금흐름 창출 가능성이 투자 판단의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기술이전과 임상 성과가 축적되면서 K바이오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인지도와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기업설명회(NDR)와 글로벌 투자자 미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개별 임상 결과나 기술수출 등 특정 이벤트를 중심으로 투자했다면 최근에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 대상 역시 특정 기술이나 초기 바이오 기업에 국한되기보다 신약개발 역량과 플랫폼 기술, 글로벌 사업화 가능성을 갖춘 기업들로 넓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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