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노조 “한화 경영참여 불허해야”…대정부 투쟁 경고

입력 2026-08-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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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에선 공급업체·우주에선 경쟁업체…이해상충 우려”
KF-21·LAH 주요 부품 공급…초소형위성 사업선 직접 경쟁 주장
“승인·조건부 승인 땐 대정부 투쟁”…공정위에 불허 촉구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KAI))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그룹의 KAI 경영 참여에 반대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불허해 달라고 촉구했다. 항공사업에서는 한화가 KAI의 주요 공급업체인 반면 우주사업에서는 직접 경쟁 관계에 있어 경영 참여가 이해상충과 경쟁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KAI 노조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항공에서는 공급업체, 우주에서는 경쟁업체인 한화의 KAI 경영 참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KAI 주식을 다시 매입해 지난 10일 기준 지분 15.89%를 확보했다. 지분 보유 목적도 ‘경영참여’로 변경하면서 공정위 기업결합 신고·심사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우선 한화가 KAI의 주요 공급업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T-50 계열 엔진을 공급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KAI와 KF-21 최초 양산 부품 17종에 대한 4731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LAH 항공전자장비와 KF-21 임무컴퓨터, 다기능시현기,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등을 공급하고 있다.

노조는 “공급업체가 고객사의 주요 주주가 돼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 KAI가 가격과 성능, 기술력을 기준으로 공급업체를 독립적으로 선정할 수 있는지 문제가 생긴다”며 “한화 계열사 제품의 우선 채택이나 경쟁 부품업체의 사업기회 축소 가능성을 공정위가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주사업에서는 KAI와 한화가 직접 경쟁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노조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23년 KAI와 670억원 규모의 초소형위성체계 SAR 검증위성 K모델 개발계약을, 한화시스템과는 678억7000만원 규모의 H모델 개발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노조는 향후 초소형위성체계 후속 양산사업에서도 양사가 경쟁 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화가 KAI 경영에 참여할 경우 KAI의 입찰가격과 원가, 기술개발 전략, 협력업체 구성, 연구개발 투자계획 등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노조는 “경쟁업체가 경쟁 상대방의 핵심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같은 국가사업에서 한쪽이 상대방의 전략을 알고 경쟁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법인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독립적인 경쟁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KAI가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체계종합업체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화의 영향력이 커지면 한화 계열사의 부품과 장비가 KAI 사업에서 우선적으로 채택되거나 다른 국내 협력업체들의 사업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2023년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공정위가 함정부품 공급과 함정 건조 간 수직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를 이유로 시정조치를 부과한 사례도 언급했다. KAI와 한화의 경우 공급관계뿐 아니라 우주사업에서의 경쟁관계까지 함께 존재하는 만큼 더욱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KAI 노조는 “항공·우주산업은 국가가 막대한 예산과 장기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형성한 전략산업”이라며 “공정위는 독립적인 경쟁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번 기업결합을 불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경우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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