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대신 히트펌프”…제주서 시작된 삼성의 ‘난방 전기화’

입력 2026-08-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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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실거주 주택서 ‘난방 전기화’ 실증
냉방·난방·급탕 하나로…에너지비용 50%↓
유럽 이어 韓 공략…공동주택 시장 정조준

▲삼성전자 DA사업부 신문선 상무가 제주도에서 히트펌프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DA사업부 신문선 상무가 제주도에서 히트펌프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입니다. 처음 설치한다고 했을 때 실외기 소음이 가장 걱정됐는데 실제 사용해 보니 생각보다 조용해요. 설치 비용 같은 부분만 개선되면 10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일 제주 제주시 도남동의 한 단독주택. 이곳에 거주하는 양창희(74) 씨는 삼성전자의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을 한 달가량 사용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집 뒤편에 설치된 실외기 한 대가 여름철 냉방부터 겨울철 바닥 난방, 사계절 온수 공급까지 담당한다.

삼성전자가 제주를 무대로 ‘난방 전기화’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스나 기름을 태우는 기존 보일러 대신 공기 중 열을 활용하는 히트펌프로 냉난방과 온수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전국 주택에 실거주형 ‘히트펌프 필드 테스트 랩’을 구축하고 실제 생활환경에서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EHS 올인원’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검증하고 있다.

EHS 올인원의 핵심은 에어컨과 보일러의 통합이다. 하나의 실외기로 공기를 직접 식히는 냉방은 물론 물을 데워 사용하는 바닥 난방과 급탕까지 제공한다. 기존 히트펌프 보일러가 난방과 급탕에 집중됐다면 냉방 기능까지 하나의 시스템에 넣은 것이 차별점이다.

▲제주 도남동 지역 내 고객이 삼성전자 'EHS 올인원'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주 도남동 지역 내 고객이 삼성전자 'EHS 올인원'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여름철 냉방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도 온수를 만드는 데 재활용한다. 삼성전자는 상업용 중앙공조 등에 활용하던 ‘열 회수’ 기술을 소형화해 주거용 제품에 적용했다. 냉방 과정에서 실외기로 방출되는 열을 급탕에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낮추는 방식이다.

신문선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에어컨과 히트펌프는 냉매를 이용해 열을 이동시킨다는 기본 원리가 같다”며 “EHS 올인원은 따뜻한 바람과 차가운 바람, 따뜻한 물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만들 수 있도록 가정에 맞게 최적화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히트펌프의 강점은 에너지 효율이다. 연료를 직접 태우지 않고 외부의 열을 끌어와 옮기는 방식으로 투입 전력 대비 최대 약 5배 수준의 효율을 낼 수 있다. 제주에서 실증 중인 히트펌프 보일러 역시 35도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 4.9를 기록해 정부 히트펌프 보급사업 가이드라인인 4.5를 웃돌았다. 외기 온도 영하 25도에서도 정격 난방 성능을 100%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경제성도 실증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제주에서 기존 등유나 액화석유가스(LPG) 난방을 히트펌프로 전환할 경우 에너지 비용을 약 5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약 100만원을 절감한다고 가정하면 보조금을 반영한 초기 투자비 차액을 약 3년 안팎에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EHS 올인원'을 조작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EHS 올인원'을 조작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곳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시장이다. 국내 주거환경에서는 에어컨과 히트펌프 실외기를 각각 설치하기 어려운 만큼 하나의 실외기로 냉방·난방·급탕을 해결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의 실제 아파트와 동일한 환경에서 EHS 올인원과 기존 보일러·시스템에어컨 방식의 성능을 비교하고 있다.

올해 3월 유럽에 먼저 출시된 EHS 올인원은 연내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한국형 제품을 준비 중이다. 제주 실증도 내년 봄까지 이어가 계절별 에너지 절감 효과와 운전 효율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신 상무는 “제주는 국내 난방 전기화 정책이 가장 먼저 추진되는 지역인 만큼 히트펌프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실제 주거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테스트베드”라며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을 기반으로 냉방·난방·급탕을 아우르는 다양한 주거용 HVAC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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