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차 10대 중 4대 하이브리드…내수 '버팀목'
업계 "車산업 활성화 위한 세제 지원 필요"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매를 떠받치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세제 혜택이 올해 말 종료되면서 완성차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의 실구매 부담까지 커지면서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적용이 올해 말 종료된다. 정부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개소세 감면 한도 역시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한 뒤 재정지원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하이브리드차에는 1대당 최대 70만원의 개소세 감면 혜택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관련 혜택을 연장해왔지만 하이브리드차가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보급됐다고 판단해 올해를 끝으로 지원을 종료하기로 했다.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소비자의 실제 구매 부담은 개소세 감면액보다 더 커질 수 있다. 개소세에 연동되는 교육세와 부가가치세 부담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교육세는 개소세액의 30%, 부가가치세는 개소세와 교육세 등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차종에 따라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 구매 부담이 최대 100만원 안팎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완성차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에는 최근 내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사실상 판매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하이브리드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28만4310대가 판매됐다. 전체 신차 판매의 약 43%에 달한다.
높은 연비와 충전 부담이 없다는 장점을 앞세운 하이브리드차로 소비자 수요가 몰린 결과다. 현대차 역시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차 3만9597대를 판매하며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시점에 세제 혜택이 종료된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5월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데 이어 신형 아반떼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투입한다. 제네시스도 하반기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GV80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 역시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국내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BYD를 시작으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친환경차가 국내 시장을 파고들면서 국산차와의 가격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세제 혜택까지 사라지면 국내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개소세 감면이 단순히 친환경차 보급을 지원하는 수단을 넘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춰 신차 수요를 뒷받침해온 만큼 자동차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도 지원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하이브리드차 구매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올해 안에 차량을 출고해야 현행 세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만큼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까지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계약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
완성차업계는 내년 하이브리드 시장 흐름을 지켜보며 할인과 금융 혜택, 판매 전략 등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차량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산 친환경차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