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금리 격차 유지 땐 개입 효과 제한
개입 실패 땐 시장 왜곡·투기 확대 우려
재정건전성·생산성·내수 개선 등도 필요

미국과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했지만,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를 장기적으로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단기적으로는 엔화 급락을 막고 투기세력을 견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개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지난달 말 공동 외환 개입에도 엔화 가치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라면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변화가 없다면 엔화는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엔저의 핵심 원인은 미국과 일본 간 큰 금리 격차(미국 3.50~3.75%, 일본 1%)가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1.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에 처해있지만 수십 년간 디플레이션 위험과 싸워온 까닭에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일 금리 격차는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수익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부추기며 엔저를 심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입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기보다 임시방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지 않는다면 엔화 강세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리드캐피털의 제럴드 간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 미·일 외환 공동 개입이 엔화 강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엔화의 의미 있고 지속적인 절상의 주요 원동력은 여전히 일본은행의 정책에 있다”고 짚었다.
더 나아가 만약 이번 개입이 실패할 경우 시장 왜곡과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유지되는 한 엔화 약세 압력은 계속될 가능성이 큰데, 당국이 인위적으로 환율을 떠받칠 경우 투자자들의 가격 발견 기능이 왜곡될 뿐 아니라 시장은 추가 개입을 예상하고 투기적 거래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엔저를 근본적으로 완화하려면 재정건전성 회복과 생산성 향상, 임금 상승 및 내수 확대로 일본 경제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일본은행이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이목이 쏠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1%’로 동결했지만 추가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며 사실상 차기 회의(9월)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