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동의 없이 기관 간 공유…범죄 전화번호 차단·계좌 지급정지에 활용

금융회사와 통신사, 수사기관이 보유한 보이스피싱 의심정보를 한곳에 모아 공동 활용하는 체계가 본격 가동된다. 당국은 의심계좌와 전화번호,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정보를 결합해 범죄 전화번호 차단과 계좌 지급정지 등 피해 예방 조치 강화에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개정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과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을 통한 관계기관 간 의심정보 공유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금융보안원을 정보공유분석기관으로 지정했다. 금융보안원은 금융회사와 통신사, 수사기관 등에서 의심정보를 집중적으로 받아 분석한 뒤 관계기관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ASAP은 지난해 10월부터 은행권 정보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다만 정보공유에 대한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어 주요 참여기관이 금융회사에 한정되고 통신·수사정보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개정 법령 시행으로 금융회사뿐 아니라 전기통신사업자와 수사기관,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 전자금융업자, 가상자산거래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등이 정보공유에 참여한다.
공유 대상에는 피해발생계좌와 사기이용계좌, 사기 관련 의심계좌의 계좌번호·거래내역·명의인 정보가 포함된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와 이용자 정보, 개인정보를 빼내는 악성 앱 정보, 금융회사의 피해의심거래 탐지정보 등도 공유된다.
각 기관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기관이 제공한 정보와 금융보안원의 분석 결과를 다시 전달받아 범죄 전화번호 긴급 차단과 계좌 지급정지, 수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정보 주체의 개별 동의 없이도 의심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신속한 정보공유를 위해 금융실명법과 신용정보법 등 정보 제공을 제한하는 법률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정보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통제장치도 도입했다. 관계기관이 공유한 정보의 보관기간과 파기·삭제 방법 등을 하위 규정에 명시했다.
금융위는 법 시행에 앞서 통신사·수사기관과 ASAP 간 시스템 연계를 마쳤다. 이에 이날부터 제2금융권의 금융정보와 통신·수사정보도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의심거래 정보에 통신·수사정보를 결합해 계좌 정지 등 적극적인 범죄 예방에 나설 것”이라며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패턴 분석 등 ASAP 고도화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