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하나에 자동차 부품 수 43배…데이터센터가 만든 新산업 [AI 경제권의 탄생 ①]

입력 2026-08-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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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8년새 2.4배 성장 전망
AI 수요 확대에 관련 공급망 특수
GPU로 시작해 HBM, CPU 등으로 확장
자동차 부품사가 데이터센터 부품 만들기도

▲미국 오리건주 보드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전경. (보드먼(미국)/AP뉴시스)
▲미국 오리건주 보드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전경. (보드먼(미국)/AP뉴시스)
AI 경쟁의 핵심이 반도체에서 데이터센터 중심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조성됐다. 반도체를 만들지 않아도 AI 특수를 노릴 수 있는 기업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디지털 혁명 중심이 2010년대 스마트폰에서 이제 데이터센터로 넘어가는 중이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이용 기업과 관련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33년 9022억달러(약 1300조원)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2.4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5376억달러로 데이터센터 시장보다 컸지만 2033년에는 7491억달러에 그치며 역전당할 것으로 예측됐다.

데이터센터 투자를 이끄는 핵심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다. GPU는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기판에 탑재되고 서버 트레이에 장착된 뒤 서버랙에 삽입된다.

서버랙은 높이 약 2m에 무게 약 1.8t(톤)으로, 크기는 미국에서 인기 있는 픽업트럭과 비슷하다. 엔비디아 최신 AI 서버 ‘베라 루빈’의 랙 하나에 GPU 72개가 탑재되고 부품 수는 랙당 약 130만 개에 이른다. 자동차 한 대 부품 수가 약 3만 개인 점을 고려하면 AI 서버는 자동차보다 약 43배 많은 부품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그만큼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공급망도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데이터센터 수혜 대상은 GPU뿐이 아니다. GPU 수요가 폭증한 후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CPU 수요가 급증했다. HBM 공급이 부족해지자 키옥시아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AI 특수가 핵심 부품으로 시작해 점점 확산하는 그림이다.

다음 수혜 대상으로는 주변 부품이 꼽힌다. 대표적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AI 서버 한 대에는 MLCC 약 44만 개가 필요하다. 기존 서버보다 10~15배 많은 수준이다.

수혜 산업은 반도체와 전자부품에 그치지 않는다. 전력 인프라, 냉각 장비, 데이터센터 설계와 운영에 필요한 건설, 부동산 등 그동안 디지털 전환의 혜택이 크지 않았던 산업으로도 사업 기회가 확장하는 추세다.

AI 수혜를 보기 위한 이종 산업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용 배관 부품을 생산하던 일본 산오공업은 최근 AI 서버 냉각용 부품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가키 마사히로 산오공업 냉각시스템사업추진부장은 “비슷한 부품이라도 데이터센터용은 자동차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19세기 산업혁명을 이끈 철도망 구축과 20세기 초 전력망 확충은 수십 년에 걸쳐 한 국가에서 전 세계로 점진적으로 확산했지만 AI 혁명을 이끈 데이터센터 투자는 짧은 기간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과거와 다르다”며 “업계는 데이터센터 경제가 가져올 패러다임 전환을 위험이 아닌 다음 시대를 여는 기회로 인식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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