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의원 “K-건설 빛날수록 해외 하도급 피해도 살펴야” [인터뷰]

입력 2026-08-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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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법 개정안 6월 30일 발의
추가 공사비·분쟁 비용 피해 잇따라
국외 건설위탁·계열 외국 법인 적용
국제중재 전속 조항 부당특약 규정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남근 의원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남근 의원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중소 하도급업체들이 추가 공사비를 받지 못하거나 국제 분쟁 비용을 떠안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공정한 거래 질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 간 거래임에도 공사 현장이 해외라는 이유만으로 중소 하도급업체가 법적 보호에서 배제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K-건설’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곳곳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대형사들은 베트남에서는 대형 신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중동 등지에서는 국가 기반 시설인 에너지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해외 성과의 이면에는 중소 하도급 업체들의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문제의식이다.

하도급 업체들은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추가 공사비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거나 대금 정산 과정에서 분쟁을 겪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장이 해외라는 이유로 하도급법 적용 여부가 불명확해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 의원이 국외 건설 하도급 거래까지 하도급법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배경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조정 신청 多⋯“하도급법 사각지대 확인”

김 의원이 이런 문제를 처음 접한 곳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다. 을지로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직접적인 조정 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운 해외 건설 하도급 분쟁 사례를 다루며 중소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을지로위원회에 접수된 해외 건설 하도급 사례를 보면 국내 중소업체들이 계약상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음에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며 “해외 현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법 사각지대에 놓여서는 안 되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건설사 입장에서는 하도급 대금 미지급이나 지급 지연이 단순한 정산 문제일 수 있지만 중소업체에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중소업체들이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남근 의원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남근 의원실)

◇“해외 현장ㆍ국내 사업자의 해외법인 모두 보호해야”

그는 이번 법률 개정안을 통해 국외 건설위탁도 하도급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현행 하도급법은 국외에서 이뤄지는 건설위탁 거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국내 기업 간 거래임에도 해외 현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중소 하도급업체가 공사대금 미지급 등 피해를 보았을 때 적절한 구제를 받기 어렵다.

김 의원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국외 건설위탁에도 하도급법을 적용해 해외 현장에 참여하는 국내 중소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정 신청 등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사업자 또는 수급사업자가 해외법인인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하도급법상 원사업자 또는 수급사업자로 인정하도록 했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 계열법인을 거래 당사자로 내세워 하도급법 적용을 회피하거나 책임을 분산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그는 “해외 거래는 계약 당사자가 복잡하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형식적인 계약 관계만으로는 중소업체 보호에 한계가 있다”며 “실질적인 지배·거래 관계를 기준으로 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기간 확대⋯국제중재 부당특약 규정”

그는 해외 건설 하도급 거래의 특수성을 고려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대상 기간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개정안에는 국외 건설위탁 거래의 경우 거래 종료 후 7년이 지나지 않은 거래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로 해외 프로젝트 특성상 △준공 △정산 △하자보수 등 분쟁이 발생하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증거 수집 및 피해 사실 파악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그는 현행 하도급법 대상 기간을 국내 거래와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실효성 있는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해외 건설 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특성이 있어 국내 거래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공정위가 실효성 있게 조사하고 중소업체 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조사 기간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하도급 계약에서 국제중재를 전속 관할로 정하는 조항을 하도급법상 부당특약으로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제중재 조항이 설정될 경우 중소 하도급업체는 분쟁 발생 시 해외 중재 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 부담으로 권리 구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업체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는 계약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중재를 진행하면 중소업체들이 해외에서 변호사를 선임하는 단계부터 비용 부담이 커 소송 자체를 포기하는 때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불공정 하도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의원은 “해외 건설 수주는 국내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지만 그 과정에서 중소 하도급업체가 희생되는 구조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해외 건설 현장에서도 공정한 거래 질서가 확립되고 중소업체들이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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