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LTA’ 늘리는 삼성·SK…메모리 수주산업 전환 속 다른 셈법

입력 2026-08-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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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램·낸드 생산능력 60~70% LTA 추진
SK, 계약 비중 비공개…안정성·유연성에 방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공급 부족을 계기로 5년 단위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고 있다. 가격과 주문량에 따라 실적이 출렁이던 메모리 산업이 안정적인 수주형 사업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다만 두 회사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능력(캐파, CAPA)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 메모리 사업 전반을 수주형 구조로 재편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 SK하이닉스는 실적 안정성과 추가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여력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와 추진 중인 LTA 현황과 운용 방향을 공개했다.

LTA는 공급사와 고객이 여러 해에 걸쳐 공급할 제품의 물량과 가격 조건 등을 미리 정하는 계약이다. 고객은 필요한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반도체 기업은 미리 확보한 주문을 바탕으로 생산량과 설비투자 규모를 결정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은 양사가 비슷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통상 5년을 기본으로 LTA를 체결한다. 삼성전자는 5년 계약을 맺은 뒤 매년 협상을 통해 새로운 1년을 추가하는 ‘롤링 방식’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매년 향후 5년가량의 판매 물량을 미리 파악하고 생산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5개년 롤링 계약을 기반으로 한 계약 구조를 정착시켜 수주사업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업 구조가 보다 안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5년 계약을 기본으로 삼는다. 다만 계약 조건을 일률적으로 정하지는 않는다. 고객과 제품 특성에 따라 계약 기간과 물량, 가격 책정 방식을 다르게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생산능력에서 LTA가 차지하는 비중의 차이는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생산능력의 60~70%를 LTA로 확보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모든 생산 물량을 장기계약으로 묶지 않는 것은 기존 고객의 추가 주문과 새로운 수요에 대응할 여유를 남겨두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 5곳과 계약을 마쳤고, 다른 대형 고객 5곳과도 협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반면 SK하이닉스는 LTA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 상황과 고객 수요를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 운영한다는 원칙만 제시했다. 장기계약으로 일정한 판매 물량을 확보하되, 메모리 가격이 오르거나 추가 주문이 들어올 때 대응할 여지도 남겨두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LTA를 통해 실적의 하방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장이 우호적일 때 추가 수요의 성장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LTA 확대는 AI가 메모리 제품을 넘어 거래 방식까지 바꾸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간 메모리 업체들은 시장 전망을 토대로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수요가 꺾이면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LTA를 바탕으로 생산과 투자를 확대하는 구조가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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