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 김은경·나경희 팀장 “백화점 시향을 집에서 편하게...男고객 마음까지 훔쳤죠”[미니 인터뷰]

입력 2026-07-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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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비만으로 정품 바이알 2종 제공…첫 서비스에 2만 개 소진
30여개 브랜드·112SKU 확보…이용객 64%, 신규 고객
3040 남성·50대까지 확장...시향 데이터로 K퍼퓸 발굴도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백화점 수준의 시향 경험을 제공할 수 없을까? 이 고민에서 출발했죠.

▲신세계V 이커머스MD 뷰티팀 김은경(왼쪽) 팀장과 이커머스 입점팀 나경희 팀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신세계V 이커머스MD 뷰티팀 김은경(왼쪽) 팀장과 이커머스 입점팀 나경희 팀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디지털 플랫폼 신세계V는 5월 ‘향수전문관’을 론칭했다. 불황에도 지속성장 중인 향수 시장을 겨냥, 온라인 구매의 가장 큰 장벽인 ‘시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고객이 원하는 향을 쉽게 찾도록 ‘맞춤형 큐레이션’을 하는 공간이다. 이를 가능케 한 독보적 서비스가 바로 ‘홈 시향 서비스’다.

홈 시향 서비스를 주도한 신세계인터내셔날 김은경 이커머스 뷰티팀장과 나경희 이커머스입점팀장은 30일 본지와 만나 “향수는 나에게 어울리는지 직접 경험하는 과정이 특히 중요한 카테고리”라며 “단순 제품 설명이나 리뷰만으론 해소하기 어려운 구매 장벽을 홈 시향 서비스로 풀고자 했다”고 말했다.

배송비만 내면 정품 바이알 2종 도착...열흘 만에 2만 개 소진

▲신세계V 이커머스 입점팀 나경희 팀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신세계V 이커머스 입점팀 나경희 팀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나 팀장은 “신세계V는 단순 시향지나 샘플이 아닌 정품 바이알로 시향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본사가 보유한 130여 개 럭셔리·니치 향수 브랜드 중 30여 개 브랜드, 112SKU(재고관리 단위)를 수급해 5월 8일~17일 첫 홈 시향 서비스를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송비만으로 럭셔리·니치 향수 2종(정품 바이알·2~3mL)을 집에서 경험한다는 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1차, 2차로 나눠 준비한 바이알 2만 개가 각각 2일, 3일 만에 소진됐고 리뷰만 약 560건 달렸다”며 “고객이 이런 경험을 기다리고 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고 웃었다.

홈 시향 후 본품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타났고, 이용 고객의 64%는 신세계V 첫 방문 고객으로 플랫폼 모객 효과도 거뒀다.

애초 서비스 론칭이 사실 쉽진 않았다. 바이알을 통해 전달되는 향수에 대한 첫인상과 패키징까지 모두 브랜드 자산인 만큼, 각각의 향수 브랜드 관계자를 설득하고 제품 수급에 공을 들여야 했다. 나 팀장은 “바이알 하나가 구매를 끌어낸다면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관점으로 브랜드를 설득했다”며 “수급 이후 서비스 전 과정에서도 브랜드 부담을 최소화하는 등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각기 다른 크기와 디자인의 바이알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는 것도 과제였다”며 신세계V는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패키지와 포스트카드를 별도 개발했다. 그는 “완판 이후에는 브랜드 측 반응도 달라져 함께 신상품 론칭이나 제품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시향 서비스 제안도 들어왔다”고 전했다.

홈 시향 서비스의 흥행 배경에는 ‘신세계V만의 브랜드 라인업’과 ‘낮은 진입장벽’이 있다. 나 팀장은 “딥티크‧바이레도 같은 자사 브랜드부터 크리드‧아쿠아디파르마‧메종마르지엘라퍼퓸 등 니치 퍼퓸, 나아가 본투스탠드아웃, 시스올로지 같은 K퍼퓸도 모았다”며 “백화점을 다 돌아도 한 곳에서 만나기 힘든 제품들을 배송비만 부담하면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점으로 여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3040 남성·50대까지…연령·지역 장벽 낮춰

홈 시향 서비스 덕분에 고객층도 확장했다. 향수 카테고리에서 3040 남성 매출이 전년 대비 40%가 늘었고, 40대 남성 매출은 66% 증가했다. 브랜드별로 딥티크와 크리드의 3040 남성 매출은 200% 이상 늘었다.

김 팀장은 “향수는 남성들도 선호하는 뷰티 카테고리지만 매장을 찾아 시향해야 하는 것은 큰 허들”이라며 “홈 시향 서비스가 이를 부담을 낮추면서 온라인 니치 향수 고객층이 3040 남성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시향 서비스와 대형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한 5월에는 40대가 향수 매출의 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50대 매출도 74% 늘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온라인 니치 향수가 2030만의 영역이 아니라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카테고리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지역 격차도 줄었다. 나 팀장은 “럭셔리‧니친 브랜드가 지방 백화점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지만 구매는 전국에서 일어난다”며 “온라인에서 지역에 관계없이 같은 조건으로 향수를 시향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첫 서비스에서는 ‘딥티크 오 드 퍼퓸 플레르 드 뽀’나 ‘로에베 아이레 수틸레사’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김 팀장은 “머스크 베이스의 스킨센트 계열로 ‘향수를 뿌린 티는 안 나지만 좋은 향이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니즈가 담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신만의 시그니처 향수를 찾는 소비도 나타났다. 나 팀장은 “입점 브랜드 카테고리선 크리드‧킬리안 시향 신청 고객이 본투스탠드아웃‧로우콘트라스트 같은 K퍼퓸을 교차 신청하는 등 자신만의 향을 찾아가는 소비가 특징적”이라며 “고관여 고객이 많은 만큼 자사도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고 시장을 함께 키우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소비에 힘입어 신세계V의 뷰티 매출에서 향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에서 지난해 40%, 올해 45%까지 높아졌다. 향수가 자기표현을 위한 ‘스몰 럭셔리’이자 충성도 높은 카테고리로 자리 잡으며 뷰티와 신세계V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V는 홈 시향에서 확인한 K퍼퓸 선호와 153%의 매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신진 K퍼퓸 브랜드 발굴과 입점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시향 데이터로 ‘취향 지도’…AI 추천·상품기획 고도화

▲신세계V 이커머스MD 뷰티팀 김은경 팀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신세계V 이커머스MD 뷰티팀 김은경 팀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현재 신세계V는 향을 이미지와 소리로 표현하는 ‘AI 시향 콘텐츠’와 브랜드 스토리를 깊이 소개하는 딥다이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김 팀장은 “고관여 고객이 많은 만큼 관련 콘텐츠를 지속해서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V는 홈 시향 데이터를 개인화 추천과 상품 기획에 활용한다. 나 팀장은 “시향한 향과 실제 구매한 향의 데이터가 쌓이면 일반 구매 데이터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고객의 ‘취향 지도’를 만들 수 있다”며 “인기 향조를 중심으로 기획전과 큐레이션을 구성하고, 본품 구매 전환을 위한 CRM 타깃팅 선호 브랜드 소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향수전문관의 키워드는 ‘발견’과 ‘선물’이다. 31일부터는 준비된 바이알 소진 시까지 하반기 홈 시향 서비스를 운영하고, 연말 선물 수요에 맞춰 향수 각인 서비스도 도입한다.

김 팀장은 “향수전문관에서는 시향으로 향을 만나고, 콘텐츠로 브랜드를 이해하고, 각인으로 선물을 완성하는 여정 전체를 설계해 구매 결정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 팀장도 “고객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다. 그 여정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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