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년 1240억원을 투입해 공공배달앱을 ‘상생배달앱’ 중심으로 재편한다. 난립한 공공배달앱 중 3곳 안팎을 선별·지원해 키우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장악한 민간 배달플랫폼 시장에 대항마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기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상생배달앱 육성 예산 1240억원을 신규로 편성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공공배달앱 육성 예산(65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중기부는 현재 운영 중인 12개 공공배달앱 중 3~4개를 상생배달앱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선별 기준은 공공성과 시장성이다. 수수료가 얼마나 소상공인 친화적으로 책정돼있는지, 소비자들의 사용을 어떻게 유인할 것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될 만한' 배달앱을 키우겠단 구상이다. 중기부는 11월께 상생배달앱을 선정한다.
정부가 상생배달앱 육성에 나선 건 민간 배달앱 시장의 과점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소상공인의 플랫폼 의존도와 비용 부담이 갈수록 높아져서다.
정부는 '민간 플랫폼과의 상생 방안 마련'과 '공공배달앱 육성' 두 갈래로 배달앱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현재 국내 배달 시장에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80~90%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배달앱 시장을 사실상 독점 상태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배달앱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문제가 있는데 대안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봐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압박만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각 기초지방정부 단위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공공배달앱을 비효율적인 운영을 언급하며 "돈을 대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영을 통합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정부는 이번 상생배달앱 선정으로 공공배달앱의 난립 구조를 손질하고, 장기적으로 이들 규모를 키우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기부는 내년 예산의 대부분을 할인쿠폰 지원 사업에 쓰기로 했다. 전체 상생배달앱 활성화 예산중 96%인 1200억원을 쿠폰 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예컨대 소비자가 상생배달앱 내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 2만원 이상 주문할 경우 5000원을 즉시 할인하는 방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최근 중기부 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지역화폐나 온누리 상품권과 연계 지원해 실효성을 높일 것"이라며 "나머지 40억원은 제도 활성화를 위한 홍보 비용으로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쿠폰만으로 공공배달앱 점유율을 높이긴 어려운 만큼 우수 가게 입점을 유도하고, 배달비 문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배달비를 지원하는 방법 등을 고민 중이다. 이를 위해 국회에 추가 예산을 요청할 계획이다.
다만 상생배달앱 지원 방식과 세부 예산 규모는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도 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쿠폰 중심 지원과 관련해 “굉장히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본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해서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배달플랫폼은 이용자가 많은 곳에 가맹점과 라이더가 몰리고, 늘어난 가맹점과 배달망이 다시 소비자를 붙잡는 효과가 강하다"라며 "단순히 할인쿠폰만으로 지원하는 방식엔 한계가 있어 배달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존 대형 플랫폼들의 수수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