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에 기업 체감경기 ‘뚝’…5개월 연속 기준선 하회

입력 2026-07-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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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BSI 전망치 89.9 3개월 만에 80대
제조업·비제조업 동반 부진…반도체는 호조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표지석. (사진제공=한경협)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표지석. (사진제공=한경협)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특히 원재료와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진 석유정제·화학 업종의 경기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월 전망치가 89.9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달 98.0 대비 8.1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5월(87.5)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8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BSI가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BSI 전망치는 이란 전쟁 이전 조사된 3월 102.7을 기록한 뒤 5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경기 전망도 동시에 악화했다. 제조업 BSI는 7월 95.6에서 8월 88.4로 7.2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같은 기간 100.6에서 91.5로 9.1포인트 떨어지며 부정 전망으로 전환했다.

제조업 가운데 석유정제·화학 BSI는 57.7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2월(54.5) 이후 17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에너지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지정학적 긴장이 재고조되며 제품 스프레드 악화와 공급망 불확실성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75.0) △목재·가구 및 종이(83.3) △비금속 소재 및 제품(85.7)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0.6)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2.0) 등도 기준선을 밑돌았다. 반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는 118.8을 기록하며 호조를 이어갔다. 여름철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식음료 및 담배도 105.6으로 긍정 전망을 나타냈다.

비제조업에서는 휴가철 특수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116.7)만 기준선을 웃돌았고 △전기·가스·수도(73.7) △건설(87.8) △정보통신(92.3) △도·소매(93.0) 등 나머지 6개 업종은 부정 전망을 보였다.

부문별로는 수출이 100.0을 기록해 3개월 연속 기준선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유가 충격 등 불확실성 영향이 큰 자금사정 부문은 87.9로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내수(90.8) △채산성(93.5) △고용(95.0) △투자(97.0) 등도 부정 전망이 우세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수출업종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지며 전반적인 기업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원자재·물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사업 재편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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