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키워도 가업상속공제 '0원'⋯ 소형사 승계 ‘막막’ [오너 저축은행의 덫]

입력 2026-07-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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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지배 저축은행 34곳 중 직접 지배 소형사 16곳 세금 직격탄
금융업 빠진 탓에 최대 600억 공제 '남의 일'

중소 저축은행을 수십 년 키워도 자녀에게 물려줄 때 받을 수 있는 가업상속공제는 ‘0원’이다. 자산과 매출 규모에서는 중소기업 기준을 충족해도 금융업이라는 이유로 최대 6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공제 대상 업종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오너 지분율이 높은 소형 저축은행일수록 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7일 본지가 각 저축은행의 최대주주와 지분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개인이나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곳은 34곳으로 파악됐다. 오너 개인이나 일가가 저축은행 주식을 직접 보유한 곳이 22곳, 오너가 지주회사나 모회사를 거쳐 간접 지배하는 곳이 7곳, 대기업·중견그룹 오너가 개인 자격으로 보유한 곳이 5곳이다.

주식을 직접 보유한 22곳 가운데 중소기업 기준인 자산 5000억원에 못 미치는 곳은 16곳이었다. 회사 규모는 작지만 대주주 지분율은 수십%에서 사실상 100%에 이르는 곳들이다. 영진저축은행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99.98%에 달한다. 부림저축은행은 오너 일가 지분이 90%를 넘는다. 드림저축은행 역시 오너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80%를 쥐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 주식을 자녀에게 물려주면 예외 없이 일반 상속세가 부과된다. 생전에 넘겨도 일반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상속·증여세 부담을 덜어주는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대상에서 금융업이 완전히 빠져 있는 탓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든 오너 직접 경영이든 가혹한 결과는 동일하다. 업종 요건에서 걸러지는 바람에 경영 형태를 다툴 여지조차 없다.

반면 제조·IT 등 다른 업종의 중소·중견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하면 300억원, 20년 이상이면 400억원, 30년 이상이면 최대 600억원까지 가업상속재산에서 공제받는다. 요건을 갖추면 남은 상속세도 거치기간을 포함해 최장 20년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023년에도 당국에 제도 개선을 건의한 바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당시 남양·드림·오성·한성·모아·센트럴저축은행 등 6곳과 ‘저축은행 가업승계 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당시 중앙회와 회원사들은 일정 규모 이하 저축은행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하거나 별도의 납부유예를 허용하는 방안 등을 당국에 건의했다. 그러나 세수 감소에 대한 당국의 부담 탓에 이후 논의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상속·증여세가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점이 승계 과정의 최대 장애물”이라며 “대주주 자격요건 심사 등으로 인수합병(M&A)마저 쉽지 않은 만큼 현실적인 제도 지원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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