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표 20억 초과 1인당 결정세액 1681만원 감소…정부, 가액·실거주 중심 개편 검토

과세표준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1주택에 적용된 종합부동산세 세액공제액이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제액은 461억원으로 1년 새 153.2% 늘었고 전체 주택분 종부세 세액공제액의 22.2%가 이 구간에 집중됐다. 정부는 현행 종부세가 초고가 ‘똘똘한 한 채’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고 주택 수 대신 가액과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과세체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5년 귀속 개인 주택분 종부세 가운데 과표 20억원 초과 구간에 적용된 세액공제액은 4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82억원보다 279억원(153.2%) 증가했다.
해당 구간의 공제액은 2021년 681억원을 기록한 뒤 크게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늘면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액과 증가율도 2021년 이후 가장 컸다. 초고가 주택의 가격 상승이 공제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부세 세액공제는 1세대 1주택자가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했거나 만 60세 이상일 때 적용된다. 보유기간에 따라 20∼50%, 연령에 따라 20∼40%를 공제하며 두 공제를 합쳐 최대 80%까지 세금을 깎아준다. 실제 거주 여부는 공제 요건에 포함되지 않는다.

과표 20억원은 주택 시세가 20억원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과표는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 12억원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해 계산한다. 이를 역산하면 과표 20억원은 공시가격 약 45억3000만원이다.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를 단순 적용하면 시세 약 65억7000만원에 해당한다.
공제 혜택은 소수의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집중됐다. 지난해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는 개인과 법인을 합쳐 53만8439명이었다. 이 가운데 과표 20억원 초과자는 8399명으로 전체의 1.6%에 그쳤다.
그러나 과표 20억원 초과 구간의 세액공제액은 전체 주택분 종부세 세액공제액 2071억원의 22.2%를 차지했다. 전년 13.1%에서 1년 만에 9.1%포인트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전체 세액공제액의 87.9%가 서울 소재 주택에 적용됐다.
공제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과표 20억원 초과 구간의 평균 결정세액은 감소했다. 해당 구간의 지난해 1인당 종부세 결정세액은 개인과 법인 평균 5570만원으로 전년보다 1681만원(23.2%) 줄었다. 반면 과표 20억원 이하 대상자의 평균 결정세액은 159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1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과표 14억원 초과 주택에 적용된 세액공제액도 지난해 749억원으로 전년보다 327억원(77.6%) 증가했다. 아파트 시세로 환산하면 약 51억원을 넘는 주택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택 수에 따른 세 부담 차이도 컸다. 현행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1세대 1주택자가 12억원, 그 외 납세자가 9억원이다. 과표 12억원을 넘으면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고 최대 80%의 세액공제도 1세대 1주택자에게만 주어진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과표 30억원 초과∼50억원 이하 구간에서 3주택 이상 보유자의 1인당 결정세액은 1주택자보다 4194만원 많았다. 과표가 같아도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이 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더 많은 종부세를 내는 구조다.
정부는 종부세를 주택 수가 아닌 보유 주택의 총가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초고가 1주택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거주 여부를 따지지 않는 장기보유 공제를 축소하거나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면 강화도 아니고 정상화인데, 최소한 세 배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 지역 등에 따라 부담을 달리하는 방식의 개편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1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실거주용 한 채더라도 초고가라고 생각하는 금액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달리 봐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초고가 주택을 달리 과세한다는 방향에는 어느 정도 판단이 섰지만 구체적인 기준 설정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추가 토론회를 거쳐 다음 달 초 세제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