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액×용도’로 보유세 틀 바뀌나⋯‘3배 인상론’ 따져보니

입력 2026-07-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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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토론회서 세제 개편 방향 제시
'주택 수' 벗어나 가액·용도 차등 과세 구상
국가별 자산평가 달라 단순 비교 한계
"보유세 올리려면 거래세 퇴로도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한성숙 국무총리, 이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강훈식 비서실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한성숙 국무총리, 이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강훈식 비서실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택 수' 대신 '보유가액과 이용 목적'을 반영하는 보유세 개편 구상을 제시했지만, 근거로 제시한 해외와의 보유세 비교는 국가별 과세체계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유세 인상과 함께 거래세 개편도 병행해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기본공제선과 초고가 기준선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 구간을 기본공제·중부담·초고가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도 최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거주용 1주택, 거주용이 아닌 1주택, 다주택, 1주택 초고가, 초고가 다주택 등 기준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실거주 용도이거나 서민·중산층용일 경우 약간 감해주고, 지방 역시 배려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본공제 그룹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종부세를 부담하지 않는 구간이다. 정부는 그동안의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을 반영해 1주택자의 기본공제 기준인 12억원을 소폭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공제 기준과 초고가 기준선 사이에 해당하는 중부담 그룹은 현행 수준의 세 부담을 유지하거나 일부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

초고가 기준선 이상 그룹에 대해서는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거나 세율을 올려 과세 강도를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초고가 주택의 기준으로는 시가 30억∼50억원 수준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종부세가 주택 수를 중심으로 과세하면서 전체 보유가액이나 실제 이용 목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보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초고가 1주택 보유자보다 상대적으로 저가인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더 커지는 형평성 문제를 개선하고,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등으로 일시적으로 비거주 상태가 된 1주택자의 사정도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이 대통령이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며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최하 3배는 올려야 한다"고 발언한 대목을 두고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발언에는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해외 주요국보다 낮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민간 연구기관인 토지+자유연구소가 OECD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인 0.3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국가마다 부동산 자산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가별로 토지 자산의 집계 범위와 평가 방식이 달라 일부 국가는 자산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실효세율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보유세 부담이 해외 주요국보다 낮은 것은 맞지만, 거래세까지 포함하면 전체 부동산 세 부담은 OECD 평균을 웃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 '거주용 주택'의 인정 범위와 입증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형평성 논란이나 행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보유세를 OECD 수준으로 높이려면 주요국보다 높은 거래세 부담도 함께 낮추는 것이 조세체계의 일관성 측면에서 맞다"고 분석했다. 보유세 부담이 늘더라도 높은 양도세로 주택 처분 비용이 더 크다면 소유자가 매각 대신 보유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정부가 기대하는 매물 출회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또 "임대인은 늘어난 세 부담을 월세 인상 등을 통해 임차인에게 넘기려 할 수 있다"며 "세제 개편이 임차인의 가처분소득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고가 주택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강화할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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