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당첨 제한 ‘세대’, 주민등록 아닌 실질적 주거·생계가 기준”

입력 2026-07-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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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박진희 기자 jinhee12@)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박진희 기자 jinhee12@)

도시정비법상 재당첨 제한 규정에서 말하는 ‘세대’는 주민등록표상 기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주거와 생계를 함께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최근 안모 씨가 A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일부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안 씨는 재건축 정비구역 내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으로 분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조합은 안 씨의 사위가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를 조합원 분양받은 사실이 있고, 안 씨가 주민등록상 사위의 세대원으로 등록돼 있다는 이유로 도시정비법상 ‘5년 내 재당첨 제한’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안 씨를 현금청산 대상자로 정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했고, 구청장의 인가를 받았다. 도시정비법 72조 6항은 투기과열지구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분양 대상자와 그 세대에 속한 자는 5년간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신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안 씨는 주민등록표상으로만 사위의 세대원으로 등록됐을 뿐 실질적으로는 동일한 세대가 아니었다며 소송을 냈다. 안 씨는 태국에서 근무하던 아들의 집에 장기 체류할 계획으로 기존 주택을 임대한 뒤 출국 전 잠시 딸과 사위 집으로 전입했으나, 현지 지진으로 아들의 귀국이 결정되면서 해외 거주 계획이 취소돼 일시적으로 머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안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상 ‘세대’는 실질적으로 주거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는 가구를 의미한다”며 주택재건축사업의 과열 방지와 분양 기회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재당첨 제한 규정의 입법 취지, ‘1세대 1주택’ 원칙 등을 고려할 때 투기과열지구 재당첨 제한 규정상 ‘세대에 속한 자’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안 씨가 연금과 임대수입 등으로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유지했고 생활비와 관리비도 스스로 부담한 점, 약 30년간 자신의 주택에 거주하다 해외 출국 전 딸 집에 임시로 머문 점 등을 근거로 딸 부부와 주거·생계를 함께하는 동일 세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주민등록표 상의 전입 사실만으로 동일 세대로 추정할 수 없다고 봤다. 형식적인 주민등록 기재에만 치중하면 실제 함께 거주하면서도 주민등록만 분리해 규제를 회피하는 경우를 막기 어렵고, 반대로 안 씨와 같은 경우까지 재당첨 제한 대상으로 볼 경우 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안 씨를 현금청산 대상으로 지정한 관리처분계획은 법령 적용을 그르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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