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은 토지와 건물에 관한 내역이 하나의 등기부등본 표제부에 표시된다. 즉 건물의 전유부분과 함께 해당 세대가 토지에 대해 갖는 권리가 표시되는데, 이를 대지권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대지 1000평 위에 100가구 아파트가 세워졌다면 한 가구당 10평씩의 대지지분을 갖게 된다. 공동주택에서 흔히 말하는 ‘대지지분’이 바로 대지권이다.
대지권은 원칙적으로 전유부분과 함께 등기되지만, 신축 아파트에서는 행정절차가 지연되면서 등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아파트는 준공 이후 건물 보존등기와 구분등기가 먼저 이뤄지고, 이후 토지 분필이나 합필, 지적정리 등의 절차를 거쳐 각 세대별로 대지권 등기가 진행된다. 이 과정이 길어지면 일부 세대가 한동안 대지권 미등기 상태로 남게 된다.
이 상태에서 경매가 진행될 경우 법원은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와 감정인의 조사 등을 통해 현재 소유자가 대지권을 취득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소유자가 이미 대지권을 취득한 상태라면 낙찰자는 전유부분뿐만 아니라 대지권도 함께 취득할 수 있고, 분양사를 상대로 대지권 이전등기 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문제는 법원이 모든 사건의 대지권 존재 여부를 완벽하게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매각물건명세서에 ‘대지권은 미등기이며 대지권 유무는 알 수 없음’이라고 기재되는 경우가 있고, 대지권 미등기에 대한 내용 자체가 언급되지 않는 사건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입찰자가 관리사무소와 분양사무실, 인근 중개업소 등을 통해 대지권의 존재 여부와 미등기 사유를 직접 확인해야만 안전하다.
만약 기존 소유자가 분양대금을 완납하지 않았다면 분양사는 미납금을 받기 전까지 대지권 이전등기를 거절할 수 있다. 즉 낙찰자가 아파트 전유부분을 취득했더라도 대지권 이전등기를 받기 위해서는 미납된 분양대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매각물건명세서에 ‘법원의 사실조회 결과 분양대금이 전부 납부됐다’, ‘토지와 건물에 대한 취득세 또는 등록면허세가 납부됐다’는 등의 내용이 있고, 대지권을 포함한 가격으로 감정평가가 이뤄진 경우라면 위험성은 비교적 낮다고 볼 수 있다. 또 신청채권자가 대지지분이 명시된 입주금 납부확인원이나 대지권 등록부 사본 등을 법원에 제출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대지권의 존재와 취득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확인된다면 대지권 미등기 자체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
사례의 매각물건명세서를 확인한 결과, ‘분양계약서와 세금내역에 대지가 포함되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를 고려하면 대지권 미등기로 인한 위험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지권 미등기 사건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미등기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원인이다. 단순한 행정절차의 지연인지, 분양대금 미납인지, 아니면 대지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사건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입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