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일본은 지금] 왕실전범 개정으로 무엇이 바뀌었는가?

입력 2026-07-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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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정책학과 특임교수

17일 ‘왕실전범 등의 일부를 개정하는 법률’이 일본 국회를 통과했다. 주요 포인트는 다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로 ‘구 왕족(미야케·宮家)’ 출신의 ‘남계 남자’를 일정 조건 하에 현재 왕족의 ‘양자’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는 여성 왕족이 결혼하더라도 조건부로 왕족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즉, 현재 왕족만으로는 인원이 너무 적어서 1947년 왕족에서 이탈해 평민이 된 사람 중 남자를 양자로 맞이하거나 결혼 후에도 여성 왕족이 왕족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여 왕족 수를 확보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핵심이다.

주목을 받은 여성 일왕이나 여계 일왕 자체를 인정하는 조문 개정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검토 과제’로 남겨두었다.

일본 여론은 이번 왕실전범 개정에 ‘반대가 많다’고 보도됐는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논점을 나누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일본 국민의 법안 자체에 대한 평가를 보면 ‘기오이초(紀尾井町) 정책연구소’가 10일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왕실전범 개정안을 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응답은 24%에 그친 반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54%로 신중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찬반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반드시 반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족의 신분을 유지하게 하자는 안에 찬성하는 사람은 66%였고 반대는 15.8%에 그쳤다. 구 왕족의 남계 남자를 현재 왕가의 양자로 맞이하는 안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가 40% 전후로 팽팽히 맞섰다.

다른 여론 조사에서도 ‘여성 일왕’이나 ‘여계 일왕’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즉, ‘이번 개정 방식과 시기에 의문이 많지만 여성 왕족의 지위를 보호하는 등 개별적인 점에서는 찬성이 많다’, ‘실제로는 여성 일왕과 여계 일왕까지 포함해 더 넓게 논의해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 대략적인 여론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여계 일왕이란 어머니 쪽 혈통으로 왕통이 이어진 일왕, 즉 일왕의 ‘딸의 자손’이 즉위한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본 역사에서는 지금까지 부계 남성 혈통만이 왕위를 이어왔기 때문에 여계 일왕은 역사상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고 현재 설명되고 있다.

이번 개정에서는 여성 일왕이나 여계 일왕을 인정하는 규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행 법을 따르는 한 현재 일왕 나루히토(德仁)의 딸 아이코(愛子)가 그대로 왕위를 계승할 길은 열려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점에 관한 핵심 포인트는 다음 두 가지이다. 개정법에는 향후 검토 규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정 기간마다 제도를 재검토한다’는 취지의 조문이 있다. 정부와 여야의 논의에서도 ‘여성·여계 일왕의 찬반을 포함해 앞으로도 검토를 계속한다’고 명확히 밝혀 논의를 중단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시점의 법으로는 아이코 공주가 일왕이 되는 제도상의 길은 없지만 향후 법 개정에 따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 법제상의 진실이다.

왕위 계승 문제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 상당히 시끄러운 한 소문이 돌고 있다. 바로 자민당의 아소 다로 부총재가 왕위 계승과 왕실전범 개정 논의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소문이다. 아소 부총재는 자민당 내부의 ‘안정적인 왕위 계승 확보에 관한 협의회’ 회장으로서 구 왕가 남계 남자의 양자안 등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또한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왕가로 시집간 아소 부총재의 여동생 노부코와 그 자녀인 아키코·요코가 구 왕가를 양자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보도에서 지적됐다. 소문은 이런 제도를 이용해 아소 부총재가 자신의 영향 하에 일왕을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으로 확산했다.

다만 이런 의혹을 뒷받침할 공식 자료나 명확한 증언을 아직 확인할 수 없다. 보도도 ‘그러한 시각과 우려가 있다’는 수준에 머물렀으며 아소 부총재 본인이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아소 부총재가 정치인으로서 왕실 전범 개정을 강력히 주도했으며 그 결과로 여동생이나 조카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됐다는 점이다. 일본 국민 중에서는 이 정도의 사실로도 아소 부총재가 왕위계승을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고 인식해 그의 정치적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여파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지지율이 50~60%대에서 40%대로 떨어졌다. 마이니치신문이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6월 조사보다 약 10%포인트(p) 하락해 41%가 됐고 ‘지지하지 않는다’가 44%로 처음으로 지지율을 앞질렀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이고 여러 해설 기사에서 지지율 하락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왕실전범 개정안을 국민들의 동의 없이 무리하게 통과시킨 것이 언급됐다.

기타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서는 경제·물가 불만을 들 수 있다. 여전히 물가가 상승하고 있고 국민의 생활비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공약한 소비세 감세가 연기된 것에서 온 실망감도 크다. 이런 가운데 왕실전범 개정을 보고 다카이치 내각은 ‘국민을 무시한다’는 이미지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왕실전범 개정이 큰 트리거가 돼 경제나 정치 불신 등 다른 불만과 겹치면서 지지율이 한꺼번에 떨어진 셈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다카이치 총리가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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