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은 22일 핀란드 엔진업체 바르질라(Wärtsilä)의 2분기 신규 수주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중속 가스엔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납기 슬롯이 2028년까지 대부분 소진된 데다 증설 물량까지 선제적으로 수주하고 있어 국내 엔진업체에도 유사한 수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날 메리츠증권 ‘바르질라-2Q26 리뷰: AI 데이터센터향 엔진 시장? 이거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르질라의 2분기 전사 수주액은 28억4900만유로로 전분기 대비 3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13.9% 웃돌았으며 AI 데이터센터용 엔진을 포함한 에너지 사업부 수주가 13억9500만유로로 71% 늘어나 성장을 이끌었다.
선박용 엔진을 담당하는 마린 사업부 수주도 10억3200만유로로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각각 6.1%, 4.1% 밑돌았지만, 약 1년의 수주 리드타임을 고려하면 현재 실적보다 신규 수주와 수주잔고의 수익성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사업부의 2분기 말 수주잔고 수익성은 2025년 초보다 약 5%포인트 개선됐다. 판가 인상과 생산성 향상, 고수익 AI 데이터센터용 엔진 비중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해당 수주가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시점은 주로 2028년 이후로 예상됐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에서는 발전 방식보다 납기가 수주를 좌우하고 있다. 고객사의 전력 확보가 시급해 엔진과 가스터빈, 연료전지 가운데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이 우선 채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르질라의 2028년 납기 슬롯은 사실상 대부분 소진됐다. 현재 협상하거나 확보한 수주는 주로 2029년 인도 물량이며 2029년 초 완료 예정인 증설 생산능력에 대해서도 이미 수주 영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르질라의 현재 생산능력은 약 4기가와트(GW)로 추정된다. 회사는 2029년까지 약 3GW를 추가할 계획이다. 수주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수요 감소가 아니라 생산능력 한계가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속 가스엔진은 높은 연료 효율과 부분부하 효율, 낮은 물 사용량, 빠른 출력 조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변동에 대응하기에도 유리해 AI 데이터센터의 상시 전력원과 조정용 발전설비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올해 2분기 바르질라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15억5900만유로, 영업이익은 12.4% 증가한 2억900만유로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4%로 2.6%포인트 상승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르질라의 기존 생산능력과 증설 물량까지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AI 데이터센터용 엔진 수요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같은 시장 환경에 놓인 국내 엔진업체의 수주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