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흔드는 '키미 K3'…고효율 AI 확산에도 한국엔 새 돌파구 [샌드위치 韓 AI 생존방식]

입력 2026-07-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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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 K3 공개에 반도체ㆍ기술주 급락
연산 효율 개선⋯칩 수요 둔화 우려
고성능 구현, 더 많은 GPUㆍHBM 필요
인프라 수요도 늘며 韓업계 수혜 기대

중국 문샷AI의 AI 모델 ‘키미(Kimi) K3’ 공개 이후 글로벌 반도체와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하며 시장이 또 한 번 ‘AI 효율성 쇼크’에 휩싸였다. 적은 연산으로도 고성능 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AI 인프라 투자 감소 우려가 커진 탓이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충격 역시 딥시크 사태와 마찬가지로 단기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모델이 아무리 효율적으로 발전하더라도 실제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데이터센터가 여전히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키미 K3 공개 이후 글로벌 증시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축소 가능성이 부각되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국내 증시 역시 전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급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4% 넘게 하락했고, SK하이닉스 역시 4% 이상 떨어지는 등 AI 반도체 관련 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시장 반응은 올해 초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딥시크 쇼크’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상대적으로 적은 연산량으로도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며 AI 인프라 투자 축소 우려를 키웠다. 그 여파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6000억달러가 증발하는 등 반도체 업종 전반이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는 효율적인 AI 모델일수록 오히려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면서 컴퓨팅 자원 수요가 늘어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키미 K3 역시 공개 직후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했다. 문샷AI는 기존 이용자에게 컴퓨팅 자원을 우선 배분하기 위해 신규 구독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AI 산업에서 나타나는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 사례로 보고 있다. 기술 효율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사용량이 더 크게 증가해 전체 자원 소비가 확대되는 현상이다.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키미 K3는 ‘KV 캐시’ 요구량을 크게 줄였지만 매개변수 규모가 방대해 더 많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요하다”며 “제본스의 역설에 따르면 효율성 증가는 AI 사용 확대를 불러와 네트워크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 블룸버그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20일 키미 K3를 실제 서비스에 활용하려면 엔비디아 블랙웰 GB300과 같은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한 AI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HBM과 엔비디아의 최신 AI 플랫폼, TSMC의 첨단 반도체 생산에 대한 수요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AI 모델의 효율성 향상이 곧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는 해석은 성급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AI 서비스가 대중화될수록 추론(Inference) 연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GPU와 HBM, 데이터센터 증설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시장에서는 향후 피지컬 AI가 본격 확산될 경우 메모리 수요는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산업용 로봇 등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는 기존 챗봇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한다. AI 모델의 효율화 경쟁이 오히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 기반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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