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장벽 뚫고 美 공급망으로…현대차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HPLS 첫삽]

입력 2026-09-0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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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 시장 만성적 공급 부족에
고부가 판재류 수입 1000만t 이상

루이지애나 저렴한 에너지·물류 경쟁력 강점
통상 리스크 낮추고 현지 공급망 확대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위치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부지 (사진제공=현대제철)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위치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부지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첫 해외 생산거점으로 미국 루이지애나를 택한 것은 단순한 생산기지 확대 차원을 넘어선 선택이다. 높은 철강 가격과 견조한 자동차강판 수요, 저렴한 에너지 비용을 동시에 활용하는 한편 50%에 달하는 철강 관세를 현지 생산으로 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완성차 생산기지와 연결해 국내에서 구축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공급망을 북미에서 재현한다는 구상이다.

4일(현지시간) 현대제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약 8200만t(톤)의 조강을 생산한 세계 3위 철강 생산국이지만 수요가 공급을 웃돌아 매년 2000만t 이상의 철강재를 수입하고 있다. 특히 열연강판과 냉연·도금강판 등 고부가 판재류 수입은 연간 1000만t을 넘어선다. 자동차 생산량도 1024만대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여서 자동차강판 등 고성능 철강재의 안정적인 조달 수요가 크다.

이 같은 시장 구조는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YUNDAI-POSCO Louisiana Steel·HPLS)의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미국 열연강판 내수 가격은 t당 약 1200달러로 아시아와 유럽보다 30% 이상 높다. 반면 루이지애나는 천연가스와 전력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유리하다는 평가다.

입지 경쟁력도 강점이다. HPLS 전기로 제철소가 들어서는 도널드슨빌은 인근에 미국 대형 철도사들의 노선이 지나고 미시시피강을 활용한 해상 운송도 가능하다. 파나막스급 약 7만t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항만 구축도 가능해 원료 반입과 제품 출하에 유리하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혼다 등 미국 남부 완성차 생산거점과의 접근성도 높다.

현지 생산은 보호무역 장벽을 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수입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50%로 높였다. 2025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254만t으로 전년 276만t보다 약 8%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미국 공급망에 직접 진입해 관세와 물류 부담을 낮추고 현지 판매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의 현지 생산에 대응하는 자동차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쌓은 사업 기반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유럽 등 선진시장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당진제철소와 순천공장에서 생산한 고부가 제품의 해외 판매를 늘리는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HPLS가 본격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이 국내에서 구축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공급망도 미국으로 확장된다. 현대제철은 2010년 당진 일관제철소를 가동하며 현대차·기아와 연결된 자원 순환형 공급망을 구축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가동 20년 만에 미국에서도 철강 생산부터 자동차 제조까지 이어지는 생산체계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제철소 건설이 아니라 미래 철강산업과 수소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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