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과징금까지 겹쳐⋯영업손실 수천억 가능성

쿠팡 인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61시간 만에 초진됐다. 건물 붕괴 위험이 낮아지면서 인근 주민에게 내려졌던 대피령도 해제됐지만 시설과 재고 피해, 배송 차질에 따른 쿠팡의 재무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해구에 있는 쿠팡 제32물류센터 화재는 발생 사흘째인 전날 오후 초진됐다. 화재발생화 약 61시간만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일 발령한 국가소방동원령을 유지하며 진화 작업을 벌였다. 서해구는 초진 이후 건물 붕괴 위험이 낮아졌다고 판단해 전날 오후 11시를 기해 물류센터 램프구역 반경 116m 이내에 내렸던 주민 대피령을 해제했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가 소방청 드론을 활용해 건물 내부 구조를 점검한 결과 최초 발화 지점이 있는 B동은 추가 붕괴 위험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불이 옮겨붙은 A동도 한때 전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붕괴 위험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불길은 잡혔지만 쿠팡의 피해 규모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화재가 발생한 센터는 연면적 29만9000㎡,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다.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취급하고 반품센터도 운영해 시설과 재고 피해는 물론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배송에도 일부 차질이 발생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문이 취소되거나 일부 상품이 품절로 표시됐다는 소비자들의 글이 올라왔다. 쿠팡은 배송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1인당 5000원의 쿠팡캐시를 지급하고 주문 물량을 다른 물류센터로 분산 처리하고 있다. 해당 센터 직원들은 고양과 동탄, 부천 등 인근 물류센터로 전환 배치했다.
과거 화재 사례를 고려하면 관련 비용이 수천억원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은 2021년 경기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 당시 2억9500만달러(당시 약 3500억원)의 손실을 실적에 반영했다. 이번에 불이 난 인천 센터의 연면적은 덕평 센터보다 약 2.3배 크다.
다만 건물 규모만으로 손실액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시설과 재고의 실제 피해 범위, 운영 중단 기간, 보험금 보전 여부 등에 따라 쿠팡이 부담할 최종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부과된 대규모 과징금도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쿠팡에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쿠팡 영업이익 약 679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쿠팡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쿠팡의 수익성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로 악화한 상태다. 고객 이탈과 보상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올해 1분기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과징금과 물류센터 화재 손실까지 더해지면 올해 영업손실이 수천억원대에 달할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재에 따른 시설·재고 손실과 배송 차질이 어느 정도인지가 실적에 미칠 영향을 좌우할 것"이라며 "재무 부담뿐 아니라 물류센터 안전과 배송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