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투자 멈춰야”…‘ETF 아버지’ 배재규의 이례적 경고

입력 2026-07-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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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레버리지 ETF 투자 중단 공개 권고
SK하이닉스 하락폭 넘은 레버리지⋯인버스도 손실
현행 요건상 상장폐지 어려워…당국은 예탁금 3000만원으로 상향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직접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대표가 투자 중단을 공개적으로 권고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주가 방향을 맞히더라도 ‘음의 복리’ 효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상품의 성과를 분석한 글을 올리고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이후 삭제됐다. 배 대표는 국내 ETF 시장을 개척해 ‘ETF 아버지’로 불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운용하고 있다. 자사 상품의 투자 위험을 운용사 수장이 직접 경고하고 나선 만큼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 대표가 제시한 분석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경로 의존성이 두드러졌다. 상장일인 5월 2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17.9% 하락했지만 이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률은 47.5%에 달했다. 기초자산 하락률을 단순히 두 배 적용한 이론상 손실률 35.8%보다 11.7%포인트 컸다.

주가 하락 때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인버스 2배 상품도 같은 기간 31.1% 손실을 기록했다. 이론적으로는 35.8%의 수익을 내야 하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손실이 누적된 것이다. 레버리지 ETF가 일정 기간의 누적 수익률이 아닌 하루 단위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면서 발생하는 음의 복리 효과다.

배 대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제한적이라며 최후의 수단으로 상장폐지 가능성도 거론했다. 다만 현행 규정상 운용사가 임의로 상품을 상장폐지하기는 어렵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은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가 0.9 미만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순자산총액이 50억원 아래로 줄어드는 경우 등을 상장폐지 요건으로 정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 있는 포괄 조항도 마련돼 있지만, 실제 적용된 전례는 없다. 금융당국 역시 기존 상품의 상장폐지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상장폐지보다 신규 자금 유입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시장 과열을 낮출 방침이다. 다음 달 초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현금만 예탁금으로 인정한다. 매매수량 단위는 1좌에서 20좌로 확대하며 사전교육 시간도 3시간으로 늘린다. 신규 상품 상장은 잠정 중단한다. 관련 상품 시가총액을 현재 12조원 수준에서 출시 초기인 4조~5조원까지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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