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20억원 경제효과 기대…중동 리스크 속 석유물류 허브 도약

관세청은 20일 환적 석유제품을 블렌딩해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환적화물 처리절차에 관한 특례고시'를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환적 석유제품은 해외 반출을 전제로 한 단순 보관 물품으로 분류돼 국내에서는 블렌딩이 허용되지 않았다.
석유제품 블렌딩은 국가별 환경규제나 연료 규격에 맞춰 서로 다른 석유제품을 혼합해 맞춤형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그동안 국내에 보관 중인 환적 석유제품을 블렌딩하려면 해외 탱크터미널로 옮긴 뒤 작업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국내 종합보세구역에서 처리한 뒤 곧바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관세청은 최근 국내외 석유업계의 블렌딩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다 중동 정세 이후 안정적인 수출 경로와 원유·석유제품의 역외 보관 수요가 국내로 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 제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절차는 블렌딩 계약을 증빙한 뒤 사용 신고를 하고, 블렌딩한 물량은 전량 수출하는 방식이다.
이번 제도는 2024년 국내산 석유제품을 종합보세구역에 반입하면 수출로 인정해 과세 문제를 해소한 제도 개선의 연장선에 있다. 이후 블렌딩 수출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실적은 2조1823억원으로 전년보다 112%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1조651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특례 시행으로 환적·수입·국내산 석유제품을 자유롭게 혼합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탱크터미널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기존에는 수입산과 국내산만 혼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환적 물량까지 포함한 모든 유형의 석유제품을 블렌딩할 수 있다.
업계는 탱크터미널 이용과 해운·항만 물동량 증가 등을 감안하면 연간 62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에 보관 중인 석유제품의 블렌딩 수요까지 국내로 유치해 보관 수요 확대와 물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진희 관세청 통관국장은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 규제와 지속가능항공유(SAF) 확대 등 친환경 에너지 규제가 강화되면서 석유제품 블렌딩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특례가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고 변화하는 물류 환경에 맞춰 제도 개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