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정되는 현행 내국세 연동 구조가 계속되면 내년 지방교육교부금(교부금)으로 100조 원 가까이 배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내국세 연동 구조를 폐지하고 학령인구, 경제 성장률을 반영해야 한다는 기획예산처와 20.79%를 떼어주는 연동 방식을 고수하자는 교육부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개편안을 마련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은 분위기다.
20일 기획처에 따르면 내년 국세 수입은 500조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지난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장기 추세를 초과하는 대규모 세수 증가분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 국세 대비 내국세 비율 88%가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가정하고 교부금법상 내국세의 20.79%가 교부금에 배정된다는 점에 미뤄보면 산술적으로 91조5000억 원 이상이 교부금 재원이 된다. 여기에 반도체 호황으로 소득·법인세가 예상보다 더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교육세까지 더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교부금은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시도교육청의 주요 수입원인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국세 중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한다. 현재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교부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국세 연동분이다. 경제 성장, 물가 상승 때문에 내국세는 매년 늘어 교부금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지만,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교부금 혜택 대상인 유치원, 초·중·고교 학생 수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교부금에 연동 구조가 도입된 1972년 한 해 출생아는 100만 명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난해 출생아는 25만 명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런데도 연동구조가 이어지는 데다 교부금은 유치원, 초·중·고교에만 쓸 수 있는 칸막이 때문에 각 교육청이 현금 살포식으로 운영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대규모 초과 세수가 예상되고, 현재 경직적인 교부금 연동 방식을 유지할 경우 교부금의 방만한 운영은 더욱 문제시될 수 있다. 세수 여건에 따라 교부금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획처는 물가 상승률, 경제 성장률 등을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정하자고 주장한다. 교부금이 줄어들지 않고, 학생 1인당 교부금도 매년 늘린다는 것도 원칙으로 내세웠다. 대학 교육, 평생 학습, 영유아 교육 등 그동안 투자가 간절했던 교육 분야에 골고루 재투자하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반면 교육부를 비롯한 교육계는 연동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들어도 신도시 개발로 신설 학교는 늘어나고 과밀학급 해소 차원에서 신설 학급은 늘어나고 있다는 논리다. 당장 눈앞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교육 분야 재정 투입을 지나치게 단면적으로 본다는 목소리도 낸다.
이 가운데 기획처는 최근 장기 추세선 수준을 보장하겠다는 새로운 원칙까지 내놨다. 박 장관은 지난 1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향후 장기 추세선에 근접하는 정도로 교부금을 보장하겠다"며 "그 이상으로 걷힌 부분들은 고등·평생·유아교육 등 균형적 발전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박 장관은 지난 20년간 교부금이 연평균 6.5% 증가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단순히 올해 추경 기준 교부금(76조4000억 원)에 적용하면 내년에도 81조5000억 원가량은 보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연동구조를 유지할 때보다 내년 교부금이 20조 원가량 줄어든다는 의미다.
학생 1인당 교부금도 늘어난다. 유치원을 다닐 수 있는 만 3세부터 고등학생까지 만 17세까지 학생 1인당 교부금은 국가데이터처 중위 추계 기준을 적용할 때 올해 1인당 1342만 원에서 내년 1489만 원으로 10.9% 증가한다.
다만 교부금 개편 관련 부처인 기획처와 교육부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의무 지출을 줄여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을 덜어 주겠다던 기획처의 구상이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기획처 관계자는 "50년 넘게 이어진 (교부금) 제도를 한꺼번에 바꾸기 쉽지 않다"며 "교육계와 끊임없이 얘기하고, 가능한 한 (8월 말) 예산안 발표 때까지 개편안을 마련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