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무경험 20대, 전년比 1.1만명↑
기초 실무 AI 대체ㆍ경력자 수시 채용

올해 2분기 첫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 실업자가 7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신규 채용을 줄이고 즉시 업무가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데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신입사원이 맡던 기초 실무까지 빠르게 대체되면서 사회 첫발을 떼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취업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실업자는 5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명 늘었다. 2분기 기준 취업 무경험 실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사회에 처음 진입하는 2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4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000명 증가해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첫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기업들의 경력직 중심 채용과 수시채용 확대가 꼽힌다. 여기에 AI가 신입사원의 기초 실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48만1000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20대와 30대가 30만9000명으로 전체의 64.2%를 차지했다. 대졸 이상 실업률도 3.0%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p) 상승했으며, 20대는 8.3%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는 대졸 인구 증가와 함께 중동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단순한 경기 요인보다 AI 확산에 따른 채용 구조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회계·법률·컨설팅·연구개발 등을 포함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는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신입 수요가 줄고 있다. 이 업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5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감소했고, 올해 2분기에는 8만8000명 줄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회계, 법률, 번역,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리서치 등 과거 신입사원이 맡던 반복적이고 기초적인 업무를 AI가 상당 부분 수행하면서 기업들이 신입보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경력직 채용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고학력 청년층을 흡수하던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과 금융업의 취업자 감소는 단순한 경기 부침이 아니라 기초 실무가 AI로 대체되면서 채용 문턱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비중이 큰 한국 산업의 특성상 피지컬 AI 도입은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생산성 제고 효과는 낮으면서 고용 시장에만 더 빠르고 광범위한 타격을 줄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가 기술 고도화라는 수치적 성과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신규 채용 축소와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첫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을 위해 선제적인 고용 안전망과 재교육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AI 확산에 따른 청년 고용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18일 유튜브 김작가TV에 출연해 “AI 생태계 확대와 반도체, 피지컬 AI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되는 추가 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고 청년 지원을 최우선 투자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맞춤형 지원을 통해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인공지능전환(AX)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전환이 고용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막도록 직무 전환이 필요한 이들에게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거나 이직·전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AI·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전문인력 20만 명 이상을 양성하는 등 내용을 담은 청년층 일자리 회복 방안을 올해 3분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