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공급은 다양하게 규제는 정교하게” [부동산 정책 윤곽 ④]

입력 2026-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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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공급 성과로 시장 신뢰 높여야
비아파트·공공임대 선택지 확대 주문
대출·보유세 개편은 속도 조절 필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전경. (이투데이DB)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전경. (이투데이DB)

정부가 공급 확대와 금융·세제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새로운 정책을 추가로 내놓기보다 기존 공급 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고 정책 간 엇박자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언했다. 공급 방식은 다양화하되 실수요자 금융과 투기 억제 정책은 구분해 접근하고, 보유세 개편도 시장 충격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이미 발표된 공공주택 사업의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관별 공급 계획을 지역과 주택 유형, 착공·준공 시기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해 시장이 실제 공급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계획은 계속 발표됐지만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성과가 잘 보이지 않고 있다”며 “공급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상징적인 사업이라도 가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 목표가 기관마다 흩어져 있으면 시장은 발표 물량을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며 “계획과 실적의 차이를 투명하게 보여줘야 공급 불안을 낮추고 정책의 신뢰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의 기준을 단순한 가구 수에서 실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과 점유 형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반분양 중심에서 벗어나 장기공공임대와 중산층 임대, 매입임대 등 다양한 주택 유형을 확보해 무주택자의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본지 자문위원)은 “도심과 역세권에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가 공급되면 무주택자와 신혼부부의 주거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공급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 조달과 저리 대출 지원, 매입임대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속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분양가를 낮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전월세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공급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 분야에선 청년층 등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대출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금융위원회가 주재한 부동산 토론회에서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한도를 확대해 집값 상승을 부추겼던 영국 사례를 언급하며 "청년을 위해 대출규제를 완화한다지만 의도와 반대로 청년이 사야 할 집값만 올리고, 이득은 매도자·개발업자만 챙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 주거복지 안정은 대출규제 완화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라며 "청년특별공급이나 청년공공임대 확대 등 공급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 측면에서는 정부가 검토 중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개편을 추진하더라도 속도와 강도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함 랩장은 “부동산 과세를 시장이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강화하면 매물이 줄고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월세 공급 감소로 세 부담이 월세 인상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점진적으로 상향하되 재산세는 60%, 종합부동산세는 80% 수준이 적정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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