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보류에 소통 오류까지…K바이오 ‘훈풍’ 회복될까[K바이오 생존전략①]

입력 2026-07-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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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악재를 마주하며 바이오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과 투자 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가 깊어졌다. 연구개발(R&D) 중심의 바이오텍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글로벌 허가 과정에서의 난항과 시장과의 소통 오류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에이치엘비(HLB)와 펩트론 등 기대주로 꼽히는 바이오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고전하고 있다. HLB는 간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보류 소식이 전해졌으며, 펩트론은 최호일 대표의 ‘말실수’로 인해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금이 갔다.

HLB의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국내 개발 항암 신약 가운데 유한양행의 ‘렉라자’ 이후 두 번째로 미국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까지 총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FDA의 이번 보류 결정은 항서제약의 생산 공정 cGMP 실사 과정 등에서 제기된 지적 사항이 원인이었다. 다만 HLB는 최근 “이번 CRL 사유로 제시된 항서제약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의 일반 cGMP 실사가 자발적 개선 권고 조치(VAI)로 최종 종결됨에 따라, 신약 승인 절차에서 문제가 됐던 핵심 사안들이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승인 절차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HLB가 재도전 입장을 거듭 밝히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반복되는 허가 지연은 시장의 피로감을 극대화하는 양상이다. 이달 9일 HLB 주가는 종가 기준 5만2200원이었지만, 다음날 FDA의 CRL 수령 소식에 급락하며 13일엔 2만5650원으로 마감됐다. 다만 HLB의 승인 절차 조속 재개 발표 후 주가는 20일 3만550원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에 펩트론의 소통 오류가 더해지며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파장을 더했다. 펩트론은 비만치료제 선두 기업인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자사의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Depot)’를 활용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며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9일 최일호 대표가 한 포럼에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공동연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해, 그간 시장의 기대를 흔들었다. 다음 달 펩트론의 주가는 15만9300원에서 11만1600까지 급락했다.

이후 펩트론 측은 해명에 나섰지만, 기술수출 계약의 핵심 가치와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미숙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펩트론은 “포럼에서 언급된 제품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며, 언급된 제품을 포함해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차세대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및 CNS를 포함한 복수의 물질에 대한 공동연구가 현재도 계획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시장에 사실과 다른 해석이나 과도한 추측이 확산되는 경우에는 투자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라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성장세와 대조적으로, 신뢰도와 내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괴리가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 바이오의약품 수출 실적은 45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산업 전반의 외형적 성장세는 견고하게 유지됐다. 대기업 중심의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수치상의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하지만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텍들이 정작 중요한 글로벌 R&D 성과나 해외 파트너십의 진행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

하반기에 예정된 주요 바이오텍들의 임상 데이터 발표가 바이오텍에 대한 시장의 온도를 올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우선 아리바이오의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중국 푸싱제약과 총 총 47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13개국에서 진행하는 임상 3상 ‘POLARIS-AD’의 환자 투약을 완료했으며, 데이터 분석을 거쳐 하반기에 톱라인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오랜 기간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재기를 노려온 코오롱티슈진의 ‘TG-C(옛 인보사)’ 역시 미국에서 상업화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발표된 3상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통증완화와 관절기능개선은 확인했으나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은 충족하지 못했다. 아직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는 손상된 관절 구조의 개선이나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신약이 존재하지 않아, TG-C가 최초의 근본적 치료제(DMOAD)로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모였지만, 다소 실망스러운 3상 데이터에 시장의 기대가 꺾인 상황이다.

오랜 기간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재기를 노려온 코오롱티슈진의 ‘TG-C(옛 인보사)’ 역시 미국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직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는 손상된 관절 구조의 개선이나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신약이 존재하지 않아, TG-C가 최초의 근본적 치료제(DMOAD)로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연구개발 중심 바이오텍들의 주가는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나 라이선스 계약 호재가 있어도 이와 반대로 하락하거나 횡보하는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라며 “기술 개발은 대부분 단기간에 상업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인 만큼, 단편적인 사건으로 기업 전체를 평가하고 단정 짓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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