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중 초중등보다 고등교육 공교육비 낮은 나라 한국·그리스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 세수 증가분 등을 고등교육 재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촉구했다.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예산 경쟁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교육체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재정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총협은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 효율화 차원을 넘어 국가 교육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총협은 최근 열린 교육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에서도 재원 조달 방식에는 이견이 있었지만 영유아교육과 고등교육, 평생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미래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만큼 미래 경쟁력의 핵심 기반인 대학에 대한 국가 투자도 함께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총협은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규모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며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침을 밝힌 점도 언급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를 미래·청년·지방·교육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는 정부 기조를 고려하면 대학 투자 확대 역시 국가 성장전략의 한 축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총협은 교부금 개편 논의가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간 재원 배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초·중등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초교육이고 고등교육은 미래 인재 양성과 연구혁신을 담당하는 핵심 기반인 만큼 두 영역은 경쟁 관계가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교육체계라는 것이다.
특히 국내 대학의 약 80%를 담당하는 사립대학은 장기간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과 연구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경쟁력 역시 결국 대학이 길러낸 인재와 연구역량에서 비롯되는 만큼 대학 재정 기반을 강화해야 기업과 대학, 국가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총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5년 자료도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초등교육 1만9749달러로 OECD 평균의 155.1%, 중등교육은 2만5267달러로 평균의 179.2%에 달해 최상위 수준인 반면, 고등교육은 1만4695달러로 OECD 평균의 68.5%에 그쳤다. 초·중등교육보다 고등교육 공교육비가 낮은 국가는 한국과 그리스뿐이라는 것이 사총협의 설명이다.
이에 사총협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 세수 증가분을 포함한 다양한 재원을 고등교육에 투자하고, AI·반도체·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을 이끌 미래 인재 양성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재정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국가 투자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가칭)' 제정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민현 사총협 회장(인제대 총장)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함께 성장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며 "이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가 교육재정을 둘러싼 소모적인 갈등이 아니라 국가 교육재정 혁신과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와 국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국가 교육재정 정책 마련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