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 "주주 몫, 재투자해야" vs 勞 "하청과 나눠야"⋯반도체 초과이익 '격돌'

입력 2026-07-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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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 개최

▲인공지능(AI)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발생한 막대한 '초과이익'의 배분을 두고 노사가 격돌했다.

경영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이 치열한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재투자 동력이며 주주의 몫이라고 주장한 반면 노동계는 이윤 창출에 기여한 하청 및 비정규직 노동자와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고 맞섰다.

AI 시대 기술 변화 속도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를 놓고도 노사가 대립각을 보였다.

15일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최로 서울 여의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열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는 각계 패널들이 참석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의 핵심 쟁점은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기업 이익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였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영업이익은 배당·세금 등 처분이 확정되기 전 단계로, 노사가 아닌 주주 등 회사 기관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성과급을 노사협상으로 확정하려는 움직임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 역시 "글로벌 빅테크들은 모든 자본을 인프라에 쏟아붓고 있는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는 파업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호황기의 고이윤은 불황기에 자본을 소진하며 버틸 '완충재'이자 '보험료'"라며 수익을 차세대 선단 공정 등에 지속해서 재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세액공제와 투자준비금 제도 등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명호 홍익대 교수는 "기업 이익 처분은 철저히 자율에 맡기되, 반도체 호황으로 국가에 유입된 '초과세수'는 아일랜드의 미래아일랜드펀드(FIF) 사례처럼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연금 적자 등 국가 미래 위기에 대비해 강제 저축하는 메커니즘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노동계는 기업의 초과이윤이 하청 노동자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위 위원장은 "반도체 대기업이 누리는 초과이윤은 공급망 내 수많은 하청·협력업체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윤의 일부를 하청 노동자의 임금 격차 해소와 지속 가능한 공공·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AI 시대에 걸맞은 노동시장 개편을 두고도 격돌했다.

이상희 한국공학대 교수는 청년 고용 창출과 신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고소득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화이트칼라 이그잼션) 제도를 도입하고, 대졸 청년을 위한 기간제 근로 사용기간을 5년으로 연장할 것을 촉구했다.

황용연 이사는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와 고용 경직성으로는 AI 기술 경쟁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며 직무·성과 중심 보상과 유연한 인력 운영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진희 한국노총 선임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보호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정규직 해고 보호 수준은 회원국 평균을 소폭 웃도는 17위 수준으로, 유독 경직적이라는 진단은 데이터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핵심 요인은 특별급여(성과급) 격차와 외주화"라며 "제조업 직접 생산공정에 파견을 허용하자는 주장은 오히려 외주화를 촉진해 이중구조를 악화시킬 개연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앞서 진행된 발제에서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실패 위험과 변동성이 극도로 높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메가 투자를 위한 기업 내부자금 확보가 절실하다"며 초과이익에 대한 외부의 섣부른 분배 요구를 경계했다.

김동욱 고려대 교수는 "대량생산 체제에 맞춰진 20세기 노동법이 AI 시대 반도체 패권 경쟁의 속도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획일적 근로시간과 엄격한 해고 요건의 유연화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이익을 미래에 대비한 투자에 우선해야 하며 이익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회사의 주주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 투자자, 노·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회사의 경쟁력과 조화될 수 있도록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AI 시대에 걸맞는 노사 분야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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