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못 만난 홈플러스 노조, 20일까지 총력전…“본사·정부 대책 마련하라”[종합]

입력 2026-07-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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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회생 항고 시한까지 연속 집회
파산 신청 현실화하면 법원 대응도 검토
“MBK 자금 투입·범정부 정상화 대책 필요”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MBK의 일방적 면담 취소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MBK의 일방적 면담 취소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항고 시한인 20일까지 MBK파트너스(MBK) 본사와 청와대 인근에서 매일 집회를 열기로 했다. 대주주인 MBK가 약속한 면담을 당일 취소한 데다 회생에 필요한 자금 조달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MBK의 일방적 면담 취소 규탄 및 노동조합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향후 대응 계획을 밝혔다.

노조는 16일부터 20일까지 매일 오후 6시 MBK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진행한 뒤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투쟁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파산 신청이 현실화하면 법원을 상대로 한 대응도 검토하기로 했다.

강우철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은 “오는 20일이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항고 기한”이라며 “그때까지 매일 MBK와 정부를 상대로 홈플러스 정상화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산 신청이 이뤄지면 법원 판단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법원 대응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외벽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외벽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면담 당일 취소…노조 “언론 공개 문제 삼아”

노조가 총력투쟁을 예고한 배경에는 이날 예정됐던 MBK와의 면담 무산이 있다. 당초 이날 오후 3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노조 간 면담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회사 측은 오전 10시께 유선으로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허용호 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은 “지난 10일 MBK 본사에서 김병주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김광일 부회장과 만나기로 약속해 농성을 풀었다”며 “그러나 당일 아침 갑자기 면담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면담 결과 공개 여부를 놓고도 양측 입장이 엇갈렸다. 최철환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회사 측이 기자들을 면담 장소에 데리고 오는 것이냐고 물은 뒤 면담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노조는 면담을 공개하려던 것이 아니라 면담이 끝난 뒤 결과를 브리핑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애초 이날 면담에서 MBK의 신규 자금 투입 규모와 시점, 펀드 차원의 출자 또는 보증 가능성 등을 확인할 계획이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외벽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외벽에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20일까지 2000억원 마련해야”…회생 여부 분수령

노조가 MBK에 자금 조달 계획을 요구하는 것은 20일이 홈플러스 회생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강 위원장은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지만 20일까지 항고할 수 있다”며 “그 안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해 제출하면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부회장을 만나 구체적인 자금 마련 계획을 확인하고 반드시 항고에 나설 것을 요구하려 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16일 파산을 신청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사측이 공식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위원장은 “전날 회사가 보낸 공문에는 파산 신청 계획이 없으며 20일까지 자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긴급 운영자금 조달을 둘러싼 MBK와 메리츠금융그룹 간 갈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책임이 있지만 대주주인 MBK가 우선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현재 메리츠 측은 김병주 MBK 회장 등의 보증을 전제로 약 1000억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MBK는 2000억원 전액에 대한 지원 약정 없이는 일부 금액에 대한 보증도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무국장은 “메리츠에도 책임이 있지만 모든 책임을 메리츠에만 물을 수는 없다”며 “MBK가 메리츠 규탄에 노동조합도 동참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외벽에 붙은 대자보. (김재은 기자 dove@)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외벽에 붙은 대자보. (김재은 기자 dove@)

“개점 3분 전 휴점 통보”…고용 대책도 불투명

회생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사이 점포 운영과 고용을 둘러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장경란 마트노조 경기본부장은 “전날 직원들이 점포 개점을 준비하고 있는데 개점 3분 전 67개 점포를 모두 휴점한다는 통보가 내려왔다”며 “직원들은 점포가 문을 닫는 줄도 모른 채 상품을 진열하고 고객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 구조조정 등 휴점 이후 인력 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사측으로부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홈플러스 사태를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를 넘어 사모펀드 정책 실패의 문제로 규정하고 정부가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위원장은 “홈플러스는 직접 고용 인원만 약 2만 명이고 간접고용과 입점업체, 납품·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파급효과가 매우 큰 기업”이라며 “정부가 단순한 민간기업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대통령실이 컨트롤타워를 맡고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용 유지와 협력업체 피해 지원, 긴급 운영자금 조달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강 위원장은 “MBK에 큰 기대를 걸고 면담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며 “MBK가 마지막까지 대주주로서 역할을 하도록 압박하고, 홈플러스 사태의 사회적 파장과 정부의 책임을 알리기 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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