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에 뜨는 K엔진…데이터센터발 증설 기대감

입력 2026-07-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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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데이터센터 온사이트 발전
왕복 엔진 채택 비중 29%

전력 수요 폭증에 가스터빈 리드타임↑
한화·HD현대 증설 가능성 제기

▲2024년 HD현대중공업이 1만5000번째로 생산한 '힘센엔진'의 모습.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2024년 HD현대중공업이 1만5000번째로 생산한 '힘센엔진'의 모습.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선박용 엔진이 AI 데이터센터발 전력난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대형 가스터빈의 긴 납기와 전력망 부족 문제가 맞물리면서 온사이트 발전 대안으로 4행정 중속 엔진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설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사업 확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온사이트 천연가스 발전을 계획 중인 미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가운데 약 29%가 4행정 중속 엔진을 포함한 왕복 엔진을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터빈 채택 비중은 55%로,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AI발 전력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대형 가스터빈의 경우 리드타임이 7~8년에 달하기도 하지만, 4행정 엔진은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안에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24시간 가동이 가능하고 내구성과 부하 대응력이 뛰어나 온사이트 발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증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4행정 중속 엔진 시장 1위인 핀란드 바르질라는 2028년 1분기까지 생산능력을 35%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2029년 1분기까지 30%를 추가 확대하는 계획을 내놨다. 바르질라는 지난해 2분기부터 현재까지 2.4기가와트(GW) 규모에 달하는 데이터센터향 수주를 확보했다.

그간 선박용에 집중해온 국내 기업들의 사업 확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화엔진은 글로벌 엔진 업체 에버런스와 2034년까지 선박·육상용 4행정 중속 엔진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고, 3분기부터 연 900메가와트(MW) 규모의 신규 공장을 통해 제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2분기 말 기준 한화엔진의 엔진 수주 잔고가 모두 선박용인 만큼 신규 생산능력 대부분이 선박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엔진은 에버런스의 라이센시로, 10MW급 혹은 18MW급에 대한 면허 생산 계약을 곧 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7년 일부 물량 계약을 시작으로 2028년부터 본격적인 북미 데이터센터향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힘센엔진(HiMSEN)’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4월 미국 이페리온에너지그룹(AEG)과 6271억원 규모의 중속엔진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맺었고, 추가 수주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의 중형 엔진 생산능력은 연 1600대 규모로, 이미 상당 부분이 선박용에 배정돼 있어 추가 수요에 따른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측은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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