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엔화 디커플링, 이별 시작했나

입력 2026-07-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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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원·달러-엔·달러 상관계수 0.88→7월 -0.16…동조화 약화
SK하이닉스 ADR·달러공급 기대에 원화 강세…전문가들 “구조적 변화 판단 아직 일러”
원·달러 환율 장중 1486.3원 터치 ‘2개월만 최저’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서울=연합뉴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강한 동조 흐름을 이어오던 원화와 엔화가 최근 다른 길을 걷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1560원 부근까지 치솟았다가 1500원을 밑돌고 있는 반면, 엔·달러 환율은 여전히 달러당 162엔 안팎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시장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에 따른 대규모 달러 유입 기대가 원화 강세를 이끌면서 원화와 엔화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본지가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이달 13일까지 기간 동안 상관계수는 0.854로 매우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올 1월부터 6월까지는 0.877로 동조성이 더욱 강화됐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면 원화도 함께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뚜렷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달 들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1일부터 13일까지 상관계수는 마이너스(-)0.161을 기록 중이다.

상관관계란 ±1 사이 값을 가지며 플러스(+, 양) 값을 갖는다는 것은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의미이며, 마이너스(-, 부) 값을 갖는다는 것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또, 절대값 1에 가까울수록 사실상 같은 폭으로 움직였다는 의미다.

▲13일 기준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 흐름 (체크)
▲13일 기준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 흐름 (체크)
외환전문가들은 최근 원화가 국내 수급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변수로 SK하이닉스 ADR 상장을 꼽는다. 해외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 공급 확대 전망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전환과 외환당국 시장 안정 조치 및 수출기업 달러 매도 유도 등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내 환율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따른 달러 유입 기대감”이라며 “상장 자금이 한 번에 유입되기보다는 순차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큰 만큼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흐름을 완전한 디커플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따른 달러화 유입) 이벤트가 마무리된 후에도 원화와 엔화간 탈동조화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일본은 통화정책과 호르무즈해협 이슈, 엔화 약세 베팅 등 당국이 방어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수출 호조와 기업 환전, 외국인 주식매도 축소 등 외환 수급 개선이라는 요인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 경제 구조가 닮아있는 부분이 많다. 구조적으로 원화와 엔화의 커플링이 깨졌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1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14.05원(0.93%) 하락한 1489.35원을 기록 중이다(원화 강세). 장중에는 1486.3원까지 떨어져 5월12일(장중기준 1474.8원) 이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엔·달러 환율은 0.07엔(0.04%) 떨어진 162.28엔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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