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처장 ”법 어기면서까지 尹 비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8월 11일 2차 공판기일 진행...증거조사 이어가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12-2부(조진구 고법판사)는 14일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박 전 처장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박 전 처장은 “전문가인 통신 분야 간부들 판단을 존중해 승인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조은석 특검팀은 이날 항소이유에 대해 “애당초 보안 유지를 위해 특별히 개발돼 은밀한 소통 용도로 쓰인 비화폰의 내부정보는 수사기관에 중요한 정보“라며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이자 최고책임자인 박 전 처장은 일반인보다 더 많은 정보수집능력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화폰 사용 주체가 비상계엄 선포에 가담했다는 인식만 있다면 그 비화폰에는 계엄 관련 정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삭제한 것은 증거인멸에 대한 고의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번 양보해 보안 조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내란 중요 증거 확보가 보안 조치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은 금세 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처장 측은 이날 원심과 마찬가지로 증거인멸 고의가 없었고, 실무자들의 판단을 존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박 전 처장은 “특검은 경호처 조치가 부적절하고, 증거인멸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30년 공직 생활을 하며 법과 원칙을 앞세워 왔다”며 “이 사건도 전문가인 통신 분야 간부들 판단과 방안을 존중하고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나 경호처 간부들이 일을 서두르거나 판단이 짧은 점은 있을 수 있지만 법을 어기면서까지 윤 전 대통령을 비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은 “박 전 처장이 증거를 인멸할 생각이었다면 윤 전 대통령에게 6~7 차례 전화받은 것으로 알려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의 비화폰은 그대로 두고 김 전 서울경찰청장 비화폰만 삭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고 증거조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1심은 박 전 처장이 증거를 인멸하려는 의도로 비화폰 정보를 삭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처장은 계엄 이후인 2024년 12월 6일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 김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정보 원격 삭제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