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포장재·물류비 일제히 상승...원화 약세도
유통사도 할인·판촉 축소...커피·치킨 등 외식물가 들썩

하반기 들어 커피와 음료 등 기호식품 뿐만 아니라 밥상을 책임지는 가공식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선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 부담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가격 인상 움직임은 더 확산할 것으로 본다. 이처럼 식품제조사의 출고가 인상 품목이 늘어나는 가운데 그나마 가격을 유지하는 제품도 유통채널별 할인·판촉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돼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부담 이중고는 심화할 전망이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오뚜기는 이달 16일부터 카레류와 당면류, 케첩류, 후추류 등 4개 유형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조정, 유통채널별로 판매가에 순차 반영할 예정이다. 유형별 평균 인상률은 △카레류 6.1% △당면류 10.0% △케첩류 6.1% △후추류 17.0%다. 4개 유형의 평균 인상률을 단순 계산하면 9.8% 수준이다. 대표 제품인 ‘3일 숙성카레 약간매운맛’ 80g은 3200원에서 3680원으로 15.0% 오른다. ‘옛날당면’ 500g은 7180원에서 7950원으로 10.7%, ‘토마토케챂’ 300g은 2180원에서 2480원으로 13.8% 인상된다. ‘순후추’ 캔 50g은 4850원에서 5380원으로 10.9% 비싸진다.
오뚜기의 이번 가격 인상은 수입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 등 제조·유통 비용 부담이 누적된 결과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데다 원화 약세까지 이어지면서 식품업체들의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수입 원자재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38.9% 올라 3월부터 3개월 연속 3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집계에서는 팜유 가격이 연초 대비 13.7%, 대두유는 54.1% 뛰었다. 밀 가격도 종류에 따라 16~24%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환율이 1년 새 10% 넘게 오르면서 같은 물량의 원재료를 들여오더라도 원화로 환산한 비용이 그만큼 불어나고 있다.
이 같은 원가 부담 속에 식품·외식업계는 일제히 가격 인상을 해왔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6일부터 스틱커피와 커피믹스 제품 가격을 4.3%~15.2% 올렸다. 더본코리아도 지난달 9일부터 역전우동과 한신포차 등 11개 브랜드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달 26일부터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칸타타 등 12개 브랜드 44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굽네치킨은 이달 1일부터 불닭발과 파스타, 감자류 등 일부 사이드 메뉴 가격을 평균 8.7% 올렸다.
업계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자 반발을 고려, 전 품목 일괄 인상 대신 원가 부담이 큰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할인 폭과 판촉 규모를 줄이는 등 유통업계도 하반기 판매 전략을 보수적으로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편의점의 ‘1+1’·‘2+1’ 판촉 행사와 대형마트의 묶음 할인, 온라인몰 쿠폰은 식품사와 유통사가 비용을 분담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공급가격을 올린 식품사가 판촉 지원까지 줄이면 유통사도 기존 할인 행사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이커머스도도 쿠폰 적용 상품이나 할인 한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표시가격엔 변화가 없어도 할인이 줄게 되면 소비자의 실제 부담은 커진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정부도 이제는 가격 인상 자제 등 단순 물가 관리에서 벗어나 환율과 대외 변수에 따른 원가 부담을 낮추고 수출 지원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선현, 김재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