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원가 폭등, 유통채널은 할인 축소...소비자 부담백배[장바구니 물가 이중부담]

입력 2026-07-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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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상승·고환율에 원가 부담 가중
"가격 억제 넘어 기업 부담 낮출 정부 대책 필요"

▲(사진=AI 생성) (출처=뉴시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사진=AI 생성) (출처=뉴시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오뚜기 등 주요 식음료업계가 최근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하반기 장바구니 물가에 경고등이 켜졌다. 출고가가 오르는 품목이 늘어나는 데다 가격을 유지하는 제품도 할인과 판촉이 줄어들 경우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라면과 식용유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이 내려갔지만 불과 수개월 만에 다른 제품군에서는 인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각 사는 전 제품 가격을 일괄적으로 올리기보다 원가 부담이 큰 품목을 골라 조정하는 방식을 택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 같은 선별 인상의 배경에는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두유 가격은 연초 대비 54% 뛰었고 팜유도 13% 올랐다. 식용유·가공식품 제조 원료로 쓰이는 소맥 가격 역시 종류에 따라 16~24% 상승했다.

밀과 유지류, 향신료 등 수입 원료는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상승도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고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국제 시세가 안정되더라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로 환산한 매입 비용은 쉽게 줄지 않는다. 국제 유가와 나프타 가격의 영향을 받는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 필름, 운송비까지 더해지면 제조·유통 단계 전반의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김상효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과 유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식품산업의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의 비용 흡수 여력이 제한된 만큼 생산 단계의 가격 상승분이 소비자가격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가격 인상은 전 품목으로 한꺼번에 번지기보다 비용 부담이 큰 제품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같은 회사 제품이라도 원재료 구성과 수입 비중, 포장 방식이 다른 만큼 품목별 수익성을 따져 인상 여부와 폭을 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할인 폭과 판촉 규모를 줄이는 등 유통업계도 하반기 판매 전략을 보수적으로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가격표가 그대로인 제품도 소비자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게 된다. 편의점의 '1+1'·'2+1' 행사와 대형마트의 묶음 할인, 온라인몰 쿠폰은 식품사와 유통사가 비용을 분담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공급가격을 올린 식품사가 판촉 지원까지 줄이면 유통사도 기존 수준의 할인 행사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경우 대형마트는 할인 기간이나 대상 품목을 줄이고 편의점은 증정 행사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 이커머스업체도 쿠폰 적용 상품이나 할인 한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표시가격에는 변화가 없어도 할인 없이 구매하는 횟수가 늘면 소비자가 실제로 내는 금액은 높아진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식품업체들이 고환율과 원재료·포장재 가격 상승을 오랫동안 감내해온 만큼 정부가 가격 인상 자제만 요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물가 관리에서 벗어나 환율과 대외 변수에 따른 원가 부담을 낮추고 수출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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