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3.9조 ‘팔자’…코스닥도 800선 붕괴

국내 증시가 13일 또다시 패닉 장세에 빠졌다. 코스피는 9% 가까이 폭락하며 6800선까지 밀렸고 장중에는 올해 일곱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오전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오후 매매거래 중단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는 하루 만에 다시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63.91포인트(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했다. 장 초반 등락을 반복했지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낮 12시25분에는 6951.02까지 밀리며 7000선을 내줬고 오후 들어 낙폭은 8%대로 확대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34분14초 코스피200선물지수 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했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14포인트(5.23%) 내린 1142.16이었다.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거래소는 오후 1시28분32초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고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했다. 발동 당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08% 내린 6871.20이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다.
코스피시장 서킷브레이커는 제도 도입 이후 총 13회 발동됐는데, 이 가운데 7회가 올해 집중됐다. 코스피 사이드카도 올해 들어 35회 발동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6회를 이미 웃돌았다. 이달에만 6번째 사이드카다.
수급도 급격히 무너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조8810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7064억원, 2조1965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도체 투톱이 폭락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0.70% 내린 25만4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5.37% 급락한 184만5000원으로 내려앉았다. SK스퀘어는 17.60%, 삼성전기는 18.62% 폭락했다. 삼성전자우도 8.96% 내렸다.
반면 일부 대형주는 낙폭을 줄이거나 상승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0.77%, KB금융은 0.98%,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36% 올랐다. 현대차는 2.95%, 삼성생명은 4.26% 하락했다.
이날 급락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반도체주 수급 불안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미국 나스닥 선물도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국내 본주 차익실현 압력이 커지며 반도체 대형주 매물이 확대됐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 급락과 관련해 ADR 상장 기대가 현실화된 뒤 이벤트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며, 최근 하락은 업황 훼손보다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와 수급 불안 영향이 크다고 봤다.
코스닥도 800선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07포인트(4.55%) 내린 799.36에 마감했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 8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2121억원, 1731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388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약세였다. 알테오젠은 2.31%, 에코프로비엠은 1.48%, 에코프로는 2.56% 내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4.90%, 레인보우로보틱스는 8.49%, 이오테크닉스는 5.02% 하락했다. 코오롱티슈진은 14.89% 급락했다.
외환시장도 불안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503.4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