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기, 수도권만 보낼 수 없다…전문가들 전력정책 전환 제언

입력 2026-07-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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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연합뉴스)
▲송전탑 (연합뉴스)
AI와 반도체 산업이 국가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수도권 중심의 전력 공급 체계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발전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방식으로 전력정책을 전환해야 송전망 갈등을 줄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송전망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력정책 대안모색 토론회'를 열고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전문가와 한국전력,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해 송전망 갈등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대표는 수도권으로 전력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기존 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서해안 당진·태안·보령의 석탄발전에 이용하던 송전망을 재생에너지 송전망으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다"며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첨단산업 골든타임인 지금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선제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순형 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발전소와 산업단지를 연계하는 '지산지소'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에너지 자급률이 높은 지역에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것이 기술적·정책적으로 타당하다"며 "KTX 철도망 하부에 16GW급 전력망을 함께 구축하는 미래형 인프라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에서는 수도권 전력 수요 집중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수도권의 전력 소비가 전국의 약 4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부족한 전력 대책 없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가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기존 송전선 건설 계획을 대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에서는 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성래 전북완주 송전탑 백지화추진위원장은 "송전탑이 주민 의사와 무관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전도 전력 생산과 소비를 지역에서 연결하는 방향성에는 공감했다. 이성학 한전 계통계획처 정책실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전이 고민하는 방향도 오늘 제시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한전에서도 지산지소가 매우 중요하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AI·반도체 산업 육성과 국가 전력망 확충이 동시에 추진되는 상황에서 송전선로를 계속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중형 전력 소비 구조를 완화하고 산업 입지와 전력 생산을 함께 고려하는 전력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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