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없인 못 사는데 한도까지 축소⋯서울 외곽 매수세 직격탄

입력 2026-07-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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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서울 채권최고액 비율 최고치
실수요 몰린 중저가 외곽에 집중
주담대 한도 줄어 거래 위축 우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전경. (이투데이DB)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전경. (이투데이DB)

지난달 서울에서 대출을 최대한 끌어다 집을 산 비율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대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한꺼번에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규제를 내놓으면서 대출 없이는 진입이 불가능한 서울 외곽 중저가 지역의 실수요층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시 전체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 등)의 평균 채권최고액 비율은 46.25%로 집계됐다. 올해 1월 42.96%로 시작해 2월(41.00%), 4월(42.40%), 5월(42.25%) 내내 40%대 초반에 머물던 수치가 6월 들어 가파르게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채권최고액은 소비자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등기부등본에 설정하는 근저당권의 한도 금액이다. 통상 실제 대출 원금의 120~130% 수준으로 설정되는 만큼, 채권최고액 비율이 46.25%라는 것은 담보대출 규모가 주택가격의 약 35~40% 수준에 이르는 거래가 많았음을 시사한다. 이는 매수자들이 주택 구입 과정에서 은행 대출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대출 의존형 매수세가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중저가 외곽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서울 25개 자치구 중 채권최고액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59.52%)였다. 집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 근저당으로 채웠다는 뜻이다. 이어 금천구(57.63%), 노원구(56.53%), 구로구(53.94%), 도봉구(53.9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서민·실수요층이 주담대 한도를 활용해 진입하는 대표적인 곳들이다. 당장 10일부터 KB국민은행이 전국 주담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반토막' 내는 등 은행권의 전격적인 대출 규제 강화가 본격화하면서 대출에 기대어 온 이들 외곽 중저가 지역의 거래량과 매수세는 즉각 위축될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약정금 넣었는데 대출 못 받을 수도 있는 거냐", "다음 달 잔금인데 갑자기 이러면 어떻게 하냐", "인터넷 은행들까지는 괜찮은 거냐"라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현금 비중이 높았던 강남권 역시 연초 대비 대출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던 터라 이번 규제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1월만 해도 채권최고액 비율이 20~30%대 기조를 보였던 강남구(42.86%)와 서초구(43.80%)는 6월 들어 일제히 40%대 중반으로 증가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해가 바뀌는 내년으로 잔금 기일을 몇 달 뒤로 미루자고 매도인과 매수인 간 계약 조건을 중재하는 상황"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외곽 시장부터 거래가 급감하는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며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3억원이라는 금액 규제 자체가 워낙 크다 보니 실수요 비중이 높아 가파르게 올랐던 외곽 중저가 지역의 매매 수요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유동성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물가가 여전한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만 뚝 떨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집값 급락보다는 '상승세가 축소되는 조정 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대출 규제는 금융 시장에서 매수 수요를 억지로 누르는 구조인 만큼 집 사기를 포기한 이들이 전월세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지금도 서울은 입주 물량 부족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임 현상으로 전월세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강북권마저 '월세 300만원'이라 하며 부담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향후 전월세 시장의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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