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40도 폭염에 산업현장 비상
근무시간 조정·야외작업 제한 확산
폭염 대응, 경제·노동 문제로 접근해야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 2024년 폭염으로 노동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연간 노동손실이 약 28억9000만시간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영국 의학저널 랜싯(Lancet) 주도의 국제연구 결과 일본 근로자 1인당 연간 43시간의 노동시간이 폭염으로 사라졌으며 이는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약 5일치에 해당한다. 2010년대 평균(약 14억3000만시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6년간(2020~2025년) 7~8월 도쿄의 최고기온과 습도는 태국 방콕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와 2010년대보다 기온과 습도가 모두 상승하며 ‘열대화’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본 기업들이 근무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건설사 고노이케구미는 7~9월 매달 9일간 연속 휴무를 도입하고, 더위가 누그러지는 가을 이후 토요일 근무를 늘리는 방식으로 노동시간을 재조정했다. 폭염으로 생산성이 급감하고 산업재해가 늘어나자 근무 일정 자체를 바꾸는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제적 충격도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 ING는 지난해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기후재난으로 유럽 국내총생산(GDP)이 0.3%포인트(p)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독일에서는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은 생산성 저하로 약 4억3000만 유로(약 75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독일 사무실의 냉방시설 보급률은 약 50%에 그쳐 남유럽(90~95%)보다 크게 낮다.
각국은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카타르는 여름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야외작업을 금지하고 체감온도(WBGT)가 기준치를 넘으면 시간과 관계없이 작업을 중단하도록 했다. 스페인은 고온 시 야외작업 제한 규정을 도입했고, 한국도 체감온도에 따라 휴식을 의무화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역시 지난해부터 사업주에게 열사병 대응체계와 응급조치 절차를 필수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폭염을 일시적인 재난이 아니라 노동과 산업 구조를 바꾸는 경제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무시간을 새벽이나 야간으로 옮기고, 계절별 노동시간을 조정하거나 원격근무를 확대하는 등 ‘사람을 식히는 것’에서 ‘사람이 더위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