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이광산 강제동원’ 유족, 항소심서 위자료 2배↑…法 “80년간 배상 지연”

입력 2026-07-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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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통화가치 상승 등 고려…위자료 5000만원→1억원
강제동원·강제노동 사실 재확인…피고 항소 기각

▲서울중앙지법 (이투데이 DB)
▲서울중앙지법 (이투데이 DB)

일제강점기 일본 홋카이도 미쓰이광산으로 강제동원된 피해자 유족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위자료를 두 배로 인정받았다. 법원은 약 80년간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증액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부(임은하 부장판사)는 최근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박손석 씨의 유족 12명이 니혼코크스공업 주식회사(전 미쓰이광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유족들이 지급받을 위자료를 상속지분에 따라 1심의 208만~1146만원에서 416만~2291만원으로 증액했다. 다만 원고들이 추가 인정된 위자료에 대해서도 1심 변론종결일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해 달라고 청구한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의 항소는 기각했다.

1심은 박 씨가 강제노동에 종사한 기간과 노동 강도, 근로환경, 피해 내용 등을 고려하면서도 1941년 갱내 사고 이후 통역과 식량물자 배급업무를 맡아 근로환경과 처우가 다소 나아진 점을 참작해 위자료를 5000만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위자료를 1억원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불법행위가 종료된 1945년 8월부터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 약 80년이 지나 물가와 국민소득 수준, 통화가치 등이 크게 변했다”며 “장기간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전혀 가산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원금을 증액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위자료를 현재 가치에 맞춰 산정한 만큼 지연손해금은 예외적으로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 인정액에는 1심 변론종결일부터, 항소심에서 추가 인정된 금액에는 항소심 변론종결일부터 각각 지연손해금이 붙게 됐다.

재판부는 박 씨가 일본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조직적인 기망이나 협박 등에 의해 홋카이도 광산으로 건너가 강제노동에 종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강제동원 사실도 다시 인정했다. 피고 측이 박 씨 명의 통장의 입출금 내역과 송금 사실, 귀국 요청 가능성 등을 근거로 자발적 근로였다고 주장한 것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피고 측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국가 차원의 외교 문제와 직결된 사안으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동원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최종 확정하기 전까지는 피해자들이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객관적 장애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 전범진 법무법인 새솔 변호사는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일제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제3자 변제 방식 등에 대해 이전 정부와 구별되는 별도의 입장 표명이나 조치가 없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1938년 28세의 나이로 일본 홋카이도 미쓰이스나가와광업소에 강제동원돼 갱내 채탄 작업을 하다 폐질환을 얻고 작업 중 큰 부상을 입었다. 해방 후인 1946년 귀국했지만 후유증에 시달리다 1979년 사망했고, 유족들은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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