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의료법인 장산의료재단 이춘택병원(병원장 윤성환)이 4일 개원 45주년을 맞는다. 작은 정형외과 병원으로 출발한 이춘택병원은 45년 동안 관절·척추 분야 한 길에 집중하며 대한민국 정형외과 의료 발전을 이끌어온 전문병원으로 성장했다.

45년, 대한민국 의료환경은 격변의 연속이었다. 의료기술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갔고, 수술은 의사의 경험 중심에서 정밀 데이터 기반으로 바뀌었다. 수많은 병원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동안 이춘택병원이 놓지 않은 원칙은 단 하나였다. '환자에게 더 정확한 치료를 제공한다.'
이 원칙 아래 병원은 새로운 수술기법과 의료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했고,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으로 전문성을 쌓았다. 그 결과가 오늘날 국내 관절·척추전문병원이라는 위상이다. 이춘택병원은 관절전문병원으로서 5회 연속 보건복지부 전문병원 지정과 의료기관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관절질환 분야에서 종합병원 이상의 의료수준을 갖췄다는 자부심, 그리고 분야별 전문의가 심도 있는 진료를 제공하는 중점센터 운영이 그 바탕이 됐다.
△국내 최초 로봇 인공관절 수술…그리고 'Dr.LCT'의 탄생
이춘택병원 45년사의 결정적 전환점은 국내 최초 로봇 인공관절 수술 도입이었다. 로봇이 수술실에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낯설던 시절, 이 결정은 모험에 가까웠다. 그러나 병원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축적된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수술로봇 'Dr. LCT(닥터엘씨티)' 개발이라는 더 큰 도전에 나섰다.
Dr. LCT는 외국인 체형을 기반으로 설계된 해외 제조 로봇과 다르다. 한국인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돼 한국인의 뼈 구조와 체형을 고려한 수술이 가능하다.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한 이 수술로봇은 국내 의료기술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로봇 개발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항상 '환자에게 더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을 제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가 국내 최초 로봇 인공관절수술 도입이었고, 더 나아가 자체 수술로봇 Dr. LCT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기술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 결과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 기술. 45년 동안 이춘택병원이 걸어온 혁신의 문법이다.

기술만이 45년을 지탱한 것은 아니다. 이춘택병원의 또 다른 기둥은 나눔이었다.
그 뿌리는 초대 병원장인 고(故) 이춘택 원장의 철학이다. "지역사회가 우리를 키웠다. 그 은혜를 가장 아픈 사람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 한 문장은 창업자의 유훈이 됐고, 대를 이어 병원의 정신이 됐다.
이춘택병원은 무료 인공관절수술 지원사업과 희망나눔 바자회,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과 독거노인, 장애인 복지시설을 위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45년 동안 이어왔다. 수술비가 없어 걷기를 포기했던 어르신들이 이 병원의 지원으로 새 무릎을 얻어 다시 걸었다. 경기도와 함께하는 '희망나눔 의료지원사업'을 통해서는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과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한 저소득층 환자를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병원은 지역사회 안에 존재합니다. 의료기관은 치료만 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성장해야 하는 기관입니다"라며 "앞으로도 의료의 공공적 역할을 꾸준히 실천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45년 성장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윤성환 병원장의 답은 주저가 없었다. "결국 답은 사람입니다."
그는 "정형외과 한 분야만을 꾸준히 연구하고 발전시켜온 전문성이 바탕이지만, 기술만으로는 병원이 45년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라며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진료 철학, 의료진의 끊임없는 연구, 그리고 병원을 믿고 찾아주신 환자들의 신뢰가 지금의 이춘택 병원을 만들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의사와 환자, 그리고 45년을 함께 걸어온 의료진. 세 개의 신뢰가 겹쳐진 자리에 오늘의 이춘택병원이 서 있다는 것이다.
△ 다음 45년의 선언…"AI 시대, 의료의 본질은 결국 사람"
45주년을 맞은 병원의 시선은 이미 다음 45년을 향해 있다. 그런데 그 방향이 뜻밖이다. 첨단 로봇을 만든 병원이 내놓은 미래의 화두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윤성환 병원장은 "앞으로 의료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하지만 의료의 본질은 결국 사람입니다"라며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환자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의료진의 역할입니다. 이춘택병원은 로봇과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환자를 중심에 두는 의료는 결코 놓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로봇이 수술의 정확성을 높인다면, 환자의 두려움을 어루만지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는 것. 45년 전 작은 진료실에서 시작된 이 병원의 철학은 AI 시대에도 그대로다.

이춘택병원은 개원 45주년의 주인공을 병원이 아니라 환자로 세웠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개원 축하 메시지를 남기며 45주년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참여 행사를 운영하고, 온라인에서도 병원과 함께한 소중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기념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45년을 함께 만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감사의 자리다.
윤성환 병원장은 "45년이라는 시간은 병원이 혼자 만든 역사가 아닌, 병원을 믿고 찾아주신 수많은 환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든 역사입니다"라며 "그 믿음에 보답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100년 병원의 미래 역시 환자의 신뢰 위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1981년 여름, 수원의 작은 정형외과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 이야기는 이제 45년의 기록을 품고 100년을 향해 다시 첫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한자리에서 눈과 비를 막아주는 나무처럼, 이춘택병원은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환자를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