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객사 AI 수요도 선점
DC 빠르게 구축해 '지능 수출'
SKT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 분사 추진은 AI 인프라 부문에 요구되는 대규모 자금을 유연하게 조달하고,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통신 본업이라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AI 인프라 사업을 별도의 독자적인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초거대 AIDC 구축에는 막대한 자본과 전력 인프라, 부지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별도 법인을 앞세워 외부 투자 유치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자금 조달 창구를 다각화하려는 포섭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2035년까지 총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DC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선 2029년까지 5GW 규모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이후 시장 수요와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와 관련해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큰 규모로 만들어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하고 국내 ‘지능 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SKT가 AIDC 사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SKT는 최근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2027년 첫 가동을 목표로 하는 ‘AI 팩토리’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GW급 단위로 전개되는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 속에서 15GW 구축 목표는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AI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AIDC는 대규모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핵심 인프라로 로봇과 피지컬 AI, 헬스케어,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산업의 AI 서비스 구현을 뒷받침한다. SK그룹에서는 SKT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주도하고 있으며, 전력과 부지를 확보한 지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AIDC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AIDC 사업에서도 SKT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유무선 인프라는 SK브로드밴드, 건설은 SK에코플랜트, 시스템 구축은 SK AX(옛 SK C&C) 등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라며 “SK그룹은 필요에 따라 조직을 분사하거나 다시 통합하는 등 유연하게 운영해 온 만큼 AIDC 분사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분사를 통해 투자 유치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조직을 분리하는 것은 상장을 염두에 둔 경우가 많지만, 이외에도 책임 분산과 운영 자금 확보, 지역 생태계 조성 등 다양한 목적이 있을 수 있다”며 “현 정부에서도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추진되는 만큼 AIDC가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면 투자 유치에 유리할 뿐 아니라 기업가치와 주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SKT는 프로젝트별로 다양한 금융·투자 구조를 활용할 계획이다. SKT는 최근 AIDC 구축 계획 발표를 통해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프로젝트별 파트너십과 지분 구조, 계약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자체 투자와 전략적 투자자 유치, 글로벌 고객과의 장기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SKT는 글로벌 빅테크와 해외 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 구조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별도 법인 체제로 전환할 경우 프로젝트 단위 투자 유치와 사업 운영이 보다 유연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AIDC가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면 SK그룹 AIDC 구축과 운영을 전담하는 핵심 조직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