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건설노조, 8월 총파업 예고…노란봉투법 시행 후 첫 하청노조 파업하나

입력 2026-07-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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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소속회원들이 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원청교섭 쟁취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소속회원들이 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원청교섭 쟁취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이 원청과의 교섭을 요구하며 8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가 원청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첫 적법 파업이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은 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교섭을 거부하는 발주사와 종합건설사를 상대로 총파업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8개 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원청교섭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조합원 79.2%가 찬성해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이주안 플랜트건설노조 위원장은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일용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이 대형 원청사를 상대로 파업권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노동위원회 결정 이후에도 원청들이 대형 로펌을 앞세워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 만큼 원청교섭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플랜트건설노조는 제철소와 발전소, 석유화학 공장 등 플랜트 건설·유지보수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포스코, 에쓰오일, 고려아연, SK에너지 등 발주사와 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종합건설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해왔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발주사와 건설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음에도 상당수 원청이 교섭에 응하지 않거나 절차를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공개한 원청교섭 진행 현황에 따르면 포스코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예고했지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 고려아연, SK에너지 등도 사용자성이 인정된 이후 본격적인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이날 포스코와 에쓰오일, 고려아연 등 발주사 3곳에 대해 교섭 해태를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SK에너지는 현재 노조와 함께 경영혁신위원회를 운영하며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논의하고 있어 고소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이 위원장은 “포스코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것이 실제로 교섭에 성실히 참여하겠다는 뜻인지, 교섭 기간을 다시 연장하려는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포스코의 진정성을 믿고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원청교섭이 필요한 핵심 이유로 산업안전 문제를 들고 있다. 플랜트 현장에서 노후 설비가 방치되고 안전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이 중대재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저낙찰제 구조 속에서 낮은 공사비와 촉박한 공기가 하청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야간근로, 안전사고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플랜트 산업 10대 원청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소 7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원청이 교섭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15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전국 지역지부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이와 별도로 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신청 절차를 거쳐 8월 중 건설노조와 연대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입장 차가 크다고 보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플랜트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하청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하청 노조가 원청기업을 상대로 단행하는 적법 파업이 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파업을 벌이기 어려웠지만 법 개정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교섭과 쟁의행위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명확한 판례와 선례가 부족해 이번 파업 추진 과정에서 원청 책임 범위와 교섭 의무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금속노조의 분리 교섭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노동자들이 공동교섭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한쪽 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원청은 더 이상 교섭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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