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레버리지 ETF 한 달 만에 상장사 88%가 하락…변동성은 역사적 고점

입력 2026-06-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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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코스피는 버티는데 시장은 무너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지수를 떠받치는 사이 상장주식 10개 중 9개는 하락했고 일부 종목은 반 토막 났다.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빨려 들어가면서 시장의 체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변동성을 키우는 새로운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금융당국도 투기 과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56포인트(0.20%) 내린 8394.65에 거래를 마쳤다. 겉으로는 약보합에 그쳤지만 새장 내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820개로 하락 종목(88개)을 크게 웃돌았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중 급락하면서 지수는 오히려 밀렸다. 시장 내부의 반등보다 두 종목의 하락 충격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증시 양극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관련 상품이 출시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 전종목 2871개 가운데 88.1%에 달하는 2529개 주가가 하락했다. 96개는 주가가 50% 이상 빠졌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레버리지 파생 상품까지 가세하면서 매수세가 한곳으로 쏠려 반도체 이외 종목에 관한 관심이 증발했다”며 “코스닥과 달리 코스피는 장기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하락 종목 수가 월등히 높게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반도체 쏠림을 레버리지 ETF 수급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상 주가 상승 때 추가 매수, 하락 때 추가 매도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지수 내 비중이 큰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할 경우 개별 상품의 리밸런싱 수요가 지수 변동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진다. 변동성도 역사적 고점권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달 27일 70.78에서 이날 96.94로 36.96%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VKOSPI 고점은 89.3이었는데 이보다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출시로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증시가 투기판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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